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내 11명을 다치게 한 20대 무면허 운전자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 등의 혐의로 김모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7시55분쯤 검정색 상하의 차림에 흰 마스크를 쓴 채 경찰서를 나온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느냐’, ‘면허가 없는데 왜 운전대를 잡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김씨는 2일 오후 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입구 사거리부터 강남역 방향으로 차 6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역주행하며 오토바이 1대와 추돌한 혐의를 받는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김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또 다른 사고가 드러났다. 같은 날 오후 1시쯤 서울 송파구 거여동의 한 이면도로에서 4세 남아가 탄 유모차를 밀던 30대 여성을 치고 달아난 것이다. 두 차례 사고로 김씨의 차를 포함해 차 7대와 오토바이 1대가 파손됐고, 모두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운전 학원에서 운전을 배운 적은 있으나 면허는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운전한 차는 어머니 소유였다. 김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고 마약류 간이검사에서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만 “불면증이 있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약물 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김씨의 혈액과 신경안정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에 따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약물운전과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4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