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하위직 달래기 나선 조지호 청장…“순찰차 감독 재검토할 수도”

조지호 경찰청장이 현장 달래기에 나섰다. 조 청장이 취임 후 단행한 일련의 근무체계 개편안에 대해 탄핵 청원이 올라올 정도로 하위직 경찰들의 불만이 들끓자, 경찰 노동조합격인 경찰직장협의회와 만나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조 청장은 이달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권영환 경찰직협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1시간가량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조지호 경찰청장. 뉴스1

양측은 조 청장 탄핵 청원의 시발점이 된 ‘지역관서 근무감독·관리체계 개선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경찰청은 앞서 9월 초 순찰차가 2시간 이상 정차할 경우 정차 사유를 내부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일선 서에 지시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감시가 지나치다”는 현장 경찰의 거센 반발이 일었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경남 김해중부서 신어지구대 소속 김건표 경감이 국회전자청원 사이트에 조 청장 탄핵 요청 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5만명 이상이 동의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부 대상이 됐다. ‘경찰의 날’인 지난달 21일에는 경찰직협 소속 경찰관들이 경찰청 앞에서 단체 삭발에 나서기도 했다.

 

조 청장은 직협 측에 “직원들을 괴롭히거나 처벌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며 “위치정보시스템(GPS)으로 순찰차를 추적해 순찰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만 조 청장은 “이로 인해 지역 경찰들이 압박을 많이 받는다면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최근 경찰 내부에서 논란이 된 전산 업무역량 특별점검 또한 논의 대상이 됐다. 경찰청은 4~15일 전국 지구대·파출소를 대상으로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 미접속·미사용자가 있는지 살펴본다. 이를 두고 “상대적으로 전산 업무에 서툴 수밖에 없는 나이 많은 경찰관들 망신 주기”라는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조 청장은 “킥스 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데 하지 않는 것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 사용법을 모르면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 수가 있다”며 “점검 결과로 불이익을 주지 않고, 문제점이 있는지를 살펴보겠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 청장은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경찰청 범죄예방대응국장을 중심으로 대토론회 방식 등으로 자리를 만들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선 언제든 현장 경찰들과 만나 얘기를 나눌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