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판의 전설들이 다시 돌아온다.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3인방’으로 불리는 배우 윤문식(81)·김종엽(77)·김성녀(74)가 29일부터 두 달가량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공연되는 ‘마당놀이 모듬전’ 무대에 오른다. 마당놀이 제작진 3인방인 연출가 손진책(77), 국악 작곡가 박범훈(76), 한국 전통무용 안무가 국수호(76)가 함께한다.
마당놀이는 ‘춘향전’ 등 고전을 현대적 감각의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면서 고유의 노래와 춤 등 연희적 요소를 가미한 공연이다. 손진책이 이끄는 극단 ‘미추’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허생전, 별주부전, 홍길동전, 춘향전, 심청전, 이춘풍전, 변강쇠전, 봉이선달전 등을 선보이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3000회가 넘는 공연에 350여만명 관객이 마당놀이를 즐겼다.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국립극장이 2014년 ‘심청이 온다’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극장식 마당놀이를 공연했다. 국립극장은 마당놀이 10주년을 기념해 대표작인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놀보가 온다’ 중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장면을 엮어 ‘마당놀이 모듬전’을 내놓는다. 사랑을 속삭이는 춘향과 몽룡 사이에 난데없이 심봉사가 끼어드는가 하면 공양미 300석을 바치고 딸 청이를 잃은 심봉사 앞에 놀보가 심술궂게 등장하는 식이다. 인기 극작가 배삼식이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손진책은 지난 5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듬전’이란 춘향전·심청전·흥부전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모아보자는 뜻도, 신구세대를 모아보자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