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인민의 초상/ 피터 헤슬러/ 박경환·윤영수 옮김/ 글항아리/ 3만2000원
미국 잡지 ‘뉴요커’의 전속 기자이자 논픽션 작가인 저자의 ‘중국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리버타운’, ‘갑골문자’, ‘컨트리 드라이빙’을 잇는 네 번째 작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하고 미·중 관계의 악화로 미국 언론의 특파원들이 대부분 추방당했던 당시, 교사 신분이었던 저자는 저널리스트의 역할을 맡아 코로나19의 발병지로 추정되는 우한을 방문하는 등 폭넓은 취재를 벌였다. 그 때문이었을까, 그는 명확한 이유 없이 충칭의 쓰촨대학에서 재계약을 거부당해 예정보다 빠른 2년 만에 중국 생활을 접게 된다. 이 책은 그 2년간의 기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쓰촨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논픽션을 강의하게 된 저자는 아내와 함께 두 아이를 현지 초등학교에 입학·적응시키는 학부모 신분이 되기도 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겪을 만큼 겪었다고 할 수 있는 저자였지만 팬데믹 상황에서 전혀 새롭고, 변칙적으로 작동하게 된 이 거대한 사회를 새로운 시점과 감각으로 겪어낼 수밖에 없었다. 때론 심각하고 때론 헛웃음이 지어지는 여러 상황을 버무려서 저자는 또 한 편의 인간적인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냈다. ‘젊은 인민의 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