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칼바람’ 부는데…쿠팡만 호황, ‘탈팡’ 우려 불식 [뉴스+]

압구정갤러리아, WEST점 1층과 2층 리뉴얼 돌입
신세계·현대·롯데 3분기 실적 부진...희망퇴직 잇따라
쿠팡,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영업흑자 전환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e커머스 업계 '거대 공룡'인 쿠팡의 독식이 이어지면서, 전통 유통사들의 어려움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고급 백화점 이미지를 구축해온 갤러리아백화점이 최근 명품관 WEST점 1층과 2층의 리뉴얼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년에 비해 소비자들의 발길이 줄자 변화에 나선 것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갤러리아백화점의 실적 부진은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5억원)와 비교해 82.9% 줄었다. 지난 2분기엔 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상장 후 첫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쟁사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를 끌어들이기 위한 복합체험형 쇼핑몰로 탈바꿈하면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아보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위축되면서 백화점은 눈에 띄게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식품관만 사람이 몰리고, 그외 가격이 저렴한 점포가 모여있는 복합쇼핑몰의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7일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이 1조368억원, 영업이익은 6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7% 줄었다. 

 

같은날 롯데쇼핑도 올해 3분기 매출 3조5684억원, 영업이익 155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백화점의 경우 영업이익이 70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 줄었다. 마트도 -11.6%, 슈퍼 -11%, 롯데하이마트 -13.8%로, 흑자 전환한 홈쇼핑을 제외하고 모든 부문의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롯데백화점 본점.

 

앞서 올해 6월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이 계열사 중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8월엔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도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고 롯데면세점 역시 4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엔 편의점(세븐일레븐) 사업을 이끄는 코리아세븐도 36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코리아세븐 역시 2분기 9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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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면세점의 타격이 특히 크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내수도 부진해 중국 관광객들의 소비가 예전과 같지 않은 영향"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의 경우도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15년만에 리뉴얼해 올해 2월 국내 최대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를 열어 주목을 받았지만, 실적 면에서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는 지난 3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이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SSG닷컴, G마켓이 잇따라 희망퇴직을 받은 것도 이 일환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나홀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손실을 냈던 전분기 대비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지난 8월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해 이른바 ‘탈팡(탈쿠팡)’이 우려됐지만,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등의 효과로 로켓배송 등을 이용하는 고객수가 11% 증가하며 우려를 불식했다. 그야말로 쿠팡의 독주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