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조윤선 전 장관 서울시향 이사 위촉 논란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서울시립교향악단 비상임이사에 위촉한 데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은 범죄자를 공공기관 임원에 임명한다는 게 최소한의 공적 의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조윤선 전 장관은 박근혜정부 시절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깊게 연루된 인물로 징역 1년2개월의 실형까지 산 바 있는 범죄자”라며 “이러한 인물을 서울시향 이사에 임명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의 공정성과 공익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4월10일 20대 국회의원선거 종로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오른쪽)가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가운데), 박진 전 의원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시의회 민주당은 “오늘의 결정으로 문화예술과 공공서비스 대한 이해 부족과 공공기관의 위상에 대한 장(오 시장)의 잘못된 인식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앞선 TBS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공공기관의 존폐와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오세훈 시장은 1000만 서울시민의 대표이자 정책수행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어 “서울시향을 대권 준비라는 개인적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도구화한 것으로 우리 시민들은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오 시장의 이번 인사를 강력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조 전 장관이 예술서적을 쓸 정도로 문화적 식견이 뛰어나다며 반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조 전 장관은) 예술적 전문성과 식견을 토대로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전 문화체육부 장관으로서 깊이 있는 문화 정책을 지원할 역량을 갖췄고 ‘미술관에서 오페라를 만나다’라는 인지도 높은 예술서의 저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9월 말 서울시향의 이사 공모 절차에 응모, 임원추천위원회의 압축 과정을 거쳐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종 위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