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의미가 뭔가요”…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질문글 올라왔다

尹 대통령, 지난 7일 담화에서 “국어사전 다시 정의해야” 발언
‘국민’ 이름 작성자,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국어원 공식 입장 요청”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후, 국립국어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정농단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글의 일부. 국립국어원 게시판 캡처.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도와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에게 욕 안 얻어먹고 원만하게 잘하기를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 한다면 국어사전을 다시 정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 질의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 후, ‘국정농단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질문글이 국립국어원 문의 게시판에 같은 날 올라왔다. 국립국어원은 국어 발전과 언어생활 향상 연구 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국어 사용 환경 개선과 한국어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국민’이라는 이름의 작성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국정’은 나라의 정치, ‘농단’은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이라고 각각 설명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국정농단’이라는 합성어를 사전 정의대로 해석하자면 ‘나라의 정치를 함에 있어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며 “권리를 독점해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성자는 “대한민국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로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군을 통수하지만, 대통령 부인은 헌법상 어떠한 직위도 가지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선거’와 ‘국정’에 개입하려 했다면, 이 같은 행위를 국정농단이라고 칭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립국어원의 공식 입장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보통 국립국어원은 문의 글이 올라온 지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답변을 달아 왔다. 하지만 9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도 아직 국어원의 공식 답변은 보이지 않는다. 이곳 게시판에는 8일에도 ‘영부인은 나라의 정사에 영향을 행사할 권리 자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정과 농단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추가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