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를 꾸리는 인사를 앞두고 또다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1기 행정부 재임 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에게 해임을 통보하며 이른바 ‘트위 경질’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 불가능한 인사가 또다시 시작된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나는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현재 구성 중인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 폼페이오 전 장관을 차기 행정부에 참여시키지 않는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나는 이전에 그들과 함께 일한 것을 매우 즐겁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조국을 위해 봉사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날을 세웠다. 폼페이오 전 장관 역시 트럼프 당선인과 대립각을 세우고 대선 국면에서 확실한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가 ‘충성심’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날 SNS 게시글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충성심을 중요한 기준으로 둘 것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 국무장관 등을 지내며 2기 행정부에서도 내각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트럼프 당선인의 SNS에 행정부 참여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3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사려 깊고, 미국을 가장 뛰어난 국가로 만들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며 “인터넷을 폄하하지 않고, 햄버거를 던지지도 않으며, 모든 시간을 트위터나 생각하면서 보내서는 안 된다”고 트럼프 당선인을 저격한 바 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대선 출마를 검토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예측불가능한 인사 스타일이 2기 행정부에서도 반복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해당 게시글을 올린 시간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토요일인 9일 오후 5시16분쯤으로 주말 오후에 인사 관련 메시지를 낸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당시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에게 X를 통해 경질 통보를 한 바 있다. 부정선거 주장을 반박했다는 이유로 크리스 크렙스 국토안보부 사이버·인프라안보국장을 트위터로 경질했다.
‘트윗 경질’ 사실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참모들도 알지 못해 당황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고위직 인사들은 트위터를 통해 경질하면서 공개적 망신을 준다는 비판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