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체질보다 더 살찌면 당뇨병 위험 최대 4배 증가 [건강+]

서울대병원 연구팀, BMI 영향 분석

유전적으로 타고난 체질량지수(BMI) 예측치보다 실제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당뇨병 위험이 최대 4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 강남센터 순환기내과 이태민 교수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 7만4233명과 영국 바이오뱅크 38만3160명의 코호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질량지수가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형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의 분비 능력 또는 기능이 떨어져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비만은 당뇨의 주요 위험인자인데, 주로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BMI를 활용해 비만을 판별한다. 그러나 유럽인에 비해 동아시아인은 체질량지수가 낮은 저체중 인구에서도 2형 당뇨병이 잘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비만에 따른 2형 당뇨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DNA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고난 비만 수준에 대한 예측치를 의미하는 ‘유전 BMI’를 산출했다.

그 결과 유전적 예측치보다 실제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2형 당뇨병 위험이 증가했다. 반대로 유전적 예측치보다 실제 체질량지수가 작으면 위험은 감소했다.

연구팀이 유전·실제 체질량지수 간의 차이를 5단계로 구분한 결과 한국인 중 격차가 가장 큰 집단은 예측치보다 실제 체질량지수가 더 낮은 집단보다 당뇨병 위험이 약 3배 더 높았다. 특히 여성은 이 위험이 약 4배까지 증가했다. 영국인의 경우 이 격차가 한국인보다는 낮은 1.6배를 기록했다.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유전·실제 체질량지수의 차이에 관한 보다 세부적인 분석을 실시한 결과 타고난 유전적 예측치보다 실제 체질량지수가 더 클수록 인슐린 저항성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유전적으로 예측한 체질량지수와 실제로 측정한 체질량지수의 차이가 당뇨병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지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개별화된 체중 목표에 따라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정밀의료의 실현을 통해 당뇨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