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서울 동북권… 광운대·상봉·청량리 역세권 개발 러시

‘교통허브’ 대규모 건설사업 잇따라

광운대역 쇼핑몰·호텔 등 2028년 준공
1856가구 11월 분양… 일대 집값 들썩
UAM 등 복합환승센터 들어설 상봉역
터미널 부지 아파트 재개발… 11월 분양
용적률·용도 규제 완화 청량리도 주목
“다중 환승역 중심 개발… 동반 상승 기대”

광운대역과 상봉, 청량리 등 서울 동북권 일대 역세권에서 굵직한 개발사업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 등 교통여건 개선을 발판 삼아 인근 지역을 새로운 생활·경제 거점으로 도약시킨다는 취지에 맞춰 아파트 및 랜드마크 건설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동북권 개발의 핵심축인 서울 노원구 월계동 광운대역 일대는 최근 총사업비 약 4조5000억원, 사업 면적 약 15만㎡ 규모의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에 본격 돌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조성하는 ‘서울원 아이파크’ 일대 투시도. HDC현산 제공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광운대역 물류부지 복합용지 주택 건설사업이 착공했으며, 상업업무용지·공공용지 등도 순차적으로 착공할 예정이다. 2028년 하반기 전체 시설 준공이 목표로, 주거단지뿐만 아니라 호텔, 쇼핑몰, 오피스 등도 조성해 자생력을 갖춘 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광운대역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경춘선을 이용할 수 있는 ‘더블 역세권’으로, 향후 GTX-C 노선 개통도 예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입지 여건을 갖춘 광운대역 일대가 새로운 경제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발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브랜드를 ‘서울원’으로 정하고, 이 프로젝트가 도시의 새로운 상징이 되도록 만든다는 비전을 세웠다.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이달 4일 열린 서울원 비전 선포식에서 “서울원은 도시의 새로운 상징이 되고, 동북권 활성화를 시작으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C현산은 2028년까지 사업 부지로의 본사 이전을 추진 중으로, 개발사업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직접 보유·운영하며 지역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사업지에 들어서는 공동주택 1856가구는 이달 중 분양 예정이다.

대규모 인프라 개선을 예고하는 사업이 구체화하자 일대 주택시장도 재평가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사업지에 이웃한 한진한화그랑빌 전용면적 114㎡(9층)는 지난 9월 10억9000만원에 손바뀜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9억3000만원(21층)에 거래됐던 평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1억원 넘는 웃돈이 붙은 셈이다.

◆‘교통허브’ 일대 개발로 동북권 가치↑

광운대역과 함께 최근 동북권에서 주목받는 지역은 중랑구 상봉역 일대다. 상봉역은 수도권 전철 7호선과 경춘선, 경의중앙선, KTX 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으며, GTX-B(예정) 노선도 연결된다.

‘펜타(5중) 역세권’으로 거듭날 예정인 만큼, 이에 발맞춰 복합환승센터 개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상 최고 19층, 연면적 약 21만8000㎡ 규모로, GTX-B는 물론 도심항공교통(UAM)과 간선버스 환승시설 등이 구축될 예정이다. 중랑구는 복합환승센터를 기반으로 일대를 광역교통 중심지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일대 개발사업 중 눈에 띄는 건 옛 상봉버스터미널 부지에 포스코이앤씨가 짓고 있는 최고 49층 높이 단지 ‘더샵 퍼스트월드’다. 1985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상봉터미널은 지난해 말 38년간의 운영을 끝으로 문을 닫았으며, 이후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더샵 퍼스트월드를 새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 8층∼지상 49층, 5개 동이 들어서며, 전용면적 39∼118㎡ 공동주택 999가구(일반분양 800가구)와 전용 84㎡ 오피스텔 308실이 공급된다. 이뿐만 아니라 판매시설(2만5913㎡)과 문화 및 집회시설(2987㎡), 근린생활시설(521㎡)도 함께 조성되는 복합용도개발(MXD)이 이뤄진다. 공동주택은 이달 분양 예정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상봉과 광운대는 인프라 강화에 따른 일대 정비 효과가 특히 기대되는 곳”이라며 “본격적인 개발이 물꼬를 튼 만큼 주변 정비사업으로 개발 열기가 번지면서 새 단장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중랑구 옛 상봉터미널 자리에 짓고 있는 ‘더샵 퍼스트월드’ 투시도. 포스코이앤씨 제공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 역시 최근 초고층 주상복합이 연이어 들어선 데 이어 올해 7월 일대가 국토교통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되며 대규모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공간혁신구역이란 허용되는 건축물 용도와 건폐율·용적률 등의 규제가 완화되는 도시계획 특례구역을 말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연쇄적 파급효과는 단순한 인접지가 아니라 교통망을 따라 이동하며 교통 허브 일대에서 발현되는 경향을 보인다”며 “다중 환승역으로서 역세권 개발의 공통점이 있는 청량리, 상봉·망우, 광운대 등은 함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