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선고 하루 전(14일)에 세 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 의지를 재차 밝혔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윤 대통령을 향한 말은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장외집회에서 “국민에게 복종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무릎 꿇게 만들자”고 말하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4일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히며 “전날 성난 민심을 들었다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법이 거부권에 가로막히면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할 계획도 갖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재판과 맞물린 날짜다. 이 대표는 이달 15일 공직선거법 재판이, 25일에는 위증교사 재판 선고기일이 각각 잡혀 있다. 이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거나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량을 받게 된다면 여권은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특검법 수사 대상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씨 사건 등으로 대폭 축소하거나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게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여권이 수용 가능한 특검법을 내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이 대표의 발언 수위는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 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규탄 및 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에서 “제가 두 글자로 된 말을 차마 말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말한다”며 “궁극적인 국가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고 이제 국민이 위임된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탄핵’이란 단어만 이야기하지 않았지 사실상 정권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 공직선거법 재판 선고 바로 다음날인 16일에도 ‘김건희 특검 수용 촉구 1000만인 서명 운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새미래민주당 전병헌 대표는 민주당 이 대표 체제 붕괴에 대비할 ‘범민주 정치연합체’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을 중심으로 민주진영 재건에 나서자는 주장이다. 전 대표는 이날 영등포구 한 행사장에서 열린 제2창당 결의대회에서 “보수는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리스크로, 진보는 이재명 리스크로 정치를 치킨게임으로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