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오늘 반쪽 상태로 출범한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불참 의사를 고수하면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참여에 미온적이다. 이 때문에 협의체는 일단 ‘여·의·정’ 형태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의료계가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등 의료계의 부분적인 참여만으로도 협의체 가동은 의미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정부와 의료계는 한 발씩 양보해 의료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를 대표해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참여를 지시함에 따라 협의체의 실효성은 더 커졌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의 참여는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제는 야당의 태도다. 민주당은 “전공의·의대생 등 의료계 주체가 빠진 협의체는 시간낭비”라며 참여를 미적거리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먼저 제안한 것을 돌아보면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최대 민생 문제인 만큼 원내 1당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의료단체의 합류를 설득하고 해결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것이 순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