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부지 학교로 돌려주세요”…영종도 과밀학급에 공개 청원

학교 땅, 10년 전 공원용도로 변경돼 파크골프장으로 사용 중
영종도 인구 늘면서 학령인구도 증가…4개 중학교 중 3곳이 과밀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한 인천 영종도에서 파크골프장 땅을 학교 부지로 변경해달라는 주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중학교 부지를 돌려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정부의 ‘청원24’에 공개청원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청원에서 영종도 영종하늘도시는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학교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

청원인은 “(영종)하늘도시 계획 초기 학교 부지인 땅이 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돼 현재 파크골프장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주민들은 해당 부지를 중학교 용지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적었다. 해당 청원에는 ‘동의한다’는 내용 등을 포함해 1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2016년에 문을 연 파크골프장은 인천시 중구 중산동 영종하늘도시에 1만6940㎡ 규모로 조성돼 있다. 이곳은 2006년 실시계획 최초 승인 단계에서 초등학교 부지로 지정됐다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2011년 중학교 용지로 변경됐다. 이후 영종도 인구가 계획보다 많이 늘어나지 않자 해당 부지는 2014년 근린공원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2015년 인천시에 소유권을 넘겼고, 현재 인천시 중구가 파크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학교 부지가 근린공원으로 용도가 바뀐 2014년 5만7000명이던 영종도 인구는 올해 12만명을 넘어서며 10년 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학령인구도 늘면서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해졌다.

 

운남·중산·영종동 등이 속한 영종하늘도시에서는 중산중·하늘중·영종중·운서중 4개 중학교로 배정이 이뤄지는데, 지난 3월 개교한 운서중을 제외한 3곳은 과밀학급으로 분류된다.

 

교육부 기준에 따르면 학급당 인원수가 28명을 초과하면 과밀학급이다. 중산중은 학급당 인원수가 33명(지난 4월 기준)으로 과밀 정도가 가장 심했고, 하늘중은 32.8명, 영종중은 31.1명이다.

 

또 영종중과 운서중 일부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을 타고 30분가량이 걸려 통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중학교 용지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 LH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시 교육청은 청원이 들어온 파크골프장 부지를 포함해 유보지 등 3곳을 검토하고 연말까지 중학교 부지 1곳을 선정할 방침이다.

 

선정된 부지를 학교 용지로 바꾸려면 학생이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교육환경평가를 거쳐 LH가 인천경제청으로부터 도시개발계획 변경 인가를 받아야 한다.

 

시 교육청은 4∼5개월가량 소요되는 교육환경평가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하늘5중(가칭) 신설 계획’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올릴 계획이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영종하늘도시에는 중학교를 설립할 수 있는 잔여 용지가 없다”며 “하늘중과 중산중 사이에 적절한 규모의 학교 용지를 확보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중구는 파크골프장 땅이 학교 부지로 선정될 경우에 대비해 파크골프장을 인근 미단시티공원으로 확장·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