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2022년도부터 주택도시기금 EOD(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기한이익상실 Events of default)가 급격히 증가했지만, 회수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민에게 돌려줘야 할 도시기금을 방만하게 운영하면서, 정작 그 책임을 디딤돌 대출 수요자 등 서민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 (충남 천안시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주택도시기금 기한이익상실(EOD) 규모는 총 5746억 2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코로나 19 기간이었던 2020~2021년 EOD 1671억 원보다 343% 폭증한 규모다 .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EOD 상당수가 재원으로 회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20~2021 년 당시 발생한 EOD 금액 대비 환수율이 93.9% 인 것과 달리, 2022년부터 2024년 6월까지 발생한 EOD 금액 대비 환수액은 2509억으로 환수율은 43.6%에 불과하다.
문 의원은 환수 실적이 급감한 것은 사업자 대출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EOD(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하면 은행은 담보권에 따른 경·공매로 회수절차를 진행하는데, 2020~2021년에는 1135억 대비 1038억 회수로 회수율이 91.4%인 반면, 2022~2024년 상반기에는 4564억 대비 1796억 회수로 회수율이 39.3% 에 그쳤다.
대표적으로 작년 회생절차에 들어간 남명산업개발(주)가 1122억 EOD를 냈으며, 지구종합건설 주식회사 989억, 정기산업 주식회사 851억원 등 EOD 상위 10 개사의 EOD가 4887억원에 달한다. 또 1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회생 , 압류 등 EOD가 발생했다.
이에 문진석 의원실은 건설경기가 악화돼 EOD가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기금 관리주체인 국토부가 상황을 방치하면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풀이했다. 특히 최근 국토부가 주택도시기금 고갈 우려를 이유로 디딤돌 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국토부의 관리 부실로 인한 사유가 더 큰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문진석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주택도시기금을 극도로 허술하게 운영하면서,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연소득 6000만원 디딤돌 대출 수요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재정 건전성을 논하려거든 서민 대출을 줄일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도시기금 운영을 되돌아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