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예보처럼 반복적이고 간단한 기사들은 인공지능(AI)으로 자동화하면 쉽고 효율적일 수 있겠지만 다른 모든 지적이고 감정적이며 호기심이나 유머가 필요한 지점은 인간으로서의 능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렇기 때문에 AI 시대의 저널리즘에서 기자들이 가진 인간적 자질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겁니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부의 찰리 베킷 교수는 지난달 24일 LSE 캠퍼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AI가 많이 활용될수록 인간적인 요소가 더 중요해지는 역설이 발생할 것”이라며 AI 시대 언론에서 인간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
베킷 교수는 “AI는 데이터 수집·정리 도구가 될 순 있지만 결국 AI에게 무엇을 찾아야 할지 알려주고 찾은 정보로 판단을 내리는 건 사람인 기자”라며 “AI는 무엇이 중요하고 흥미로운지, 논란이 될 수 있는지 판단하지는 못한다. 결국 ‘인간의 결정’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베킷 교수는 생성형 AI가 거짓 정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물론 사람들이 믿고 싶은 대로 보게 하기 위해 거짓 정보를 만들거나 정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사람이 AI를 악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AI를 없앤다고 해도 그런 류의 잘못된 정보들은 남아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규제나 억압보다는 거버넌스(통치) 수준의 합의에서 인간이 충분히 AI를 문제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책임성을 갖고 가이드라인이나 준칙을 지킨다면 믿음과 신뢰를 갖는 건 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AI 시대에 중소·지역 언론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베킷 교수는 “소규모 조직은 인력이나 재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겠지만 AI 도구들을 잘 활용한다면 오히려 더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며 “물론 어느 정도는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도 있겠지만 투자 대비 AI를 활용해 제고할 수 있는 효율성이 더 크다면 그게 바로 소형 언론사의 생존을 결정할 수 있다. 조직과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간단하고 작은 일들부터 당장 시도해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