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돈 11일 민생·변화·쇄신을 강조하며 “후반전에는 더 골을 많이 넣어 반드시 정권 재창출이 돼야 한다. 당이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대통령실의 속도감 있는 쇄신을 독려하는 한편, 오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선고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친윤(친윤석열)·비한(비한동훈)계도 모처럼 한 대표의 이런 방향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여권이 ‘단일대오’ 구축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정 합동으로 연 ‘윤석열정부 전반기 국정성과 보고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몇번을 아주 짜릿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며 한·일 관계 복원, 한·미·일 공조 강화, 화물연대 파업 엄정 대처, 체코 원전 수주, 의료개혁 추진 등을 윤 대통령 임기 전반기 주요 성과로 꼽았다.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로 한 대표와 충돌했던 추경호 원내대표가 “한 대표께서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말까지 담아, 우리 의원들 마음을 다 녹여내 말씀하신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여당 양대 사령탑의 인식이 일치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우리는 원팀”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대통령께서도 변화와 쇄신을 말씀하셨다”며 “제 변화와 쇄신의 목표는 하나, 무도한 정권을 막아내고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의 다음주 해외 순방 불참, 김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강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의 한국관광공사 사장 후보 자진사퇴 등으로 자신의 요구가 하나둘 수용되고 있는 만큼 일단은 용산의 후속 조치를 견인하면서 대야 전선을 강화하는 쪽에 무게추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비한계도 한 대표의 판단에 수긍하는 기류다. 대선캠프와 인수위에서 윤 대통령 일정을 총괄했던 강명구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크게 봐서 지금 여당은 단결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국정 쇄신, 인적 쇄신 등 대통령께서 약속하신 부분의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 나가느냐에 따라 여론의 우상향 반등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SBS라디오에 나와 “한 대표가 (담화 이후) 현실적으로 가장 적절한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 대표가 줄곧 제기해온 인적 쇄신을 대통령실의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최근 문제가 됐던 인사들은 본인 스스로 거취를 정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공세 수위도 끌어올렸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하다 하다 안 되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이 대표를 비교하는 작전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트럼프 후보는 2023년 11월 (자신의) 재판을 공개하자고 당당하게 요구한 바 있다”며 이 대표 1심 선고 재판 생중계를 재차 촉구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1심 선고가 임박하자 한 손에는 특검법, 다른 한 손에는 임기 단축 개헌을 들고 이성이 굳어버린 집단처럼 날뛰고 있다”고 민주당을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