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에서 산모가 대량 출혈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협진으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전해졌다.
12일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다른 병원에서 둘째 아이를 출산한 산모가 출혈이 멈추지 않아 긴급 이송을 요청받았다. 최근 10년간 산모 사망의 약 20~30%가 산후 출혈이 원인일 정도로, 출산 후 과다 출혈은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제주대병원 응급실은 산모가 도착하기 전부터 대량 출혈 치료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산모가 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수혈을 통해 출혈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당시 환자의 혈압은 30/20으로 매우 낮았지만, 초기 대응 덕분에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산모 혈압이 안정되자 산부인과 김리나 교수는 영상의학과와 협진을 통해 혈관조영술을 진행, 출혈 부위를 막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환자 상태가 안정세를 보였다고 판단한 것도 잠시, 재출혈이 발생했고, 결국 자궁적출 수술이 불가피했다. 김 교수는 산모가 출혈이 심한 상황이라 수술을 견딜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와의 신속한 협진 덕분에 수술이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수술이 끝난 뒤 출혈이 멈추고 환자는 안정된 상태로 회복됐다.
김 교수는 "치료 과정 동안 환자에게 총 5ℓ 이상의 수액과 80팩 이상의 혈액을 수혈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모든 의료진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상호 협력과 헌신을 바탕으로 한 덕분”이라며 “특히 응급 의료 시스템의 철저한 준비와 각 진료과의 전문성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산모 출산을 성공적으로 이끈 사례와 2021년 심정지 산모의 만삭 출산을 성공시킨 사례 등 고위험 산모의 출산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제주대병원은 2023년 월 평균 44건의 분만 중 78.6%가 고위험 분만이다. 올해 9월까지 월 평균 분만건수 46건(고위험 분만 67.1%)으로 비상진료체계에서도 의료공백없이 안전하게 제주 지역 고위험 산모의 출산을 전담하고 있다.
최국명 병원장은 “제주도에서 유일하게 신생아 중환자실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고도의 의료 체계를 바탕으로 제주지역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필수의료 강화와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