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고3 수험생 22명, 거친 파도 뚫고 육지로… 대입 수능 치르기 위해 포항행

11일까지 포항 라한호텔에 머물며 열공
수능 치르기 위해 6시간 30분간 배편으로 포항행,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

"고등학교 3년동안 모든 것을 쏟아부어 수능을 준비한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요."

11일 오후 경북 울릉군 사동항에서 남한권 울릉군수가 울릉고 학생들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며 격려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도 고교 수험생 22명이 지난 11일 낮 12시 20분쯤 수험생(여학생 13명, 남학생 9명) 22명은 두 담임교사와 교장 선생님 인솔 아래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동해바다의 거친 파도를 뚫고 육지로 대입수능을 치러기 위해 매년 포항을 찾고 있다.

 

울릉고 고3 수험생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뱃길에 오른다.

 

울릉도에는 수능 시험장이 없어 가장 가까운 포항으로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울릉 사동항에 응원 나온 가족과 주민은 수험생들을 배웅하며 수능 대박을 간절히 기원했다.

 

6시간 30분, 거센 물살을 가른 울릉고 수험생들은 포항여객선터미널을 거쳐 오후 7시 20분이 되어서야 포항 라한호텔에 도착했다.

 

수험생들은 2인 1실 배정을 받은 뒤 간단한 저녁 식사 후 세미나실에서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고 밤 9시가 돼서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수험생들은 12일 오전 9시 첫 자습으로 육지에서의 짧은 수험 생활에 돌입했다.

권세희(18) 군은 "노력한 만큼 원하는 결과를 얻고 수능날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비 소집일인 오는 13일 포항 두호고에 집결해 수험표를 받게 된다.

 

시험장은 예년처럼 성별을 나눠 포항 시내 시험장 3∼4곳에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이 육지로 나와야 하는 울릉도와 달리 제주도에는 이날 오후 수능 시험지가 항공편으로 운송될 예정이다.

 

울릉도에는 공항이 없어 기상 여건에 따라 시험지 배송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고등학교도 울릉고 한 곳뿐이어서 시험 운용이 어렵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육지로 나와 수능을 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해서 오래전부터 울릉고와 협의를 했다"라며 "울릉공항이 완공하면 교육부 차원에서 다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고 수험생들이 육지에서 수험을 치르는 비용 1400만원 전액은 경북도교육청 예산에서 지원된다.

11일 오후 경북 울릉군 사동항에서 울릉고 학생들이 학교와 기관 관계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뱃삯은 1인당 편도 7000원, 숙박비는 1인당 하루 6만원가량으로 책정됐다.

 

앞서 울릉군 청소년수련관 청소년 위원들은 지난 8일 울릉고등학교를 방문, 손수 제작한 피켓을 들고 응원문구를 적은 엽서와 핫팩 등이 담긴 수험생 응원 키트를 전달하며 고3 수험생 선배 응원에 나섰다. 

 

청소년 위원 김지유(울릉고 2년) 학생은“후배들의 작은 선물과 응원이 선배들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울릉고 수험생 22명은 울릉군에 수능 시험장이 없는 탓에 포항지구 시험장에서 수능시험을 치르기 위해 지난 11일 학부모와 울릉군 관계자들의 환송을 받으며 울릉도를 떠났다.

 

오는 14일 수능시험을 치를 때까지 포항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날 수험생을 찾아 격려한 남한권 울릉군수는 “그동안 쌓아온 노력과 열정으로 멋지게 도전하고, 좋은 결실을 맺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경북 지역 수험생은 모두 1만9856명이고 고사장은 모두 7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