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중동 시장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10월까지 누적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최근 5년 평균치와 비교해선 30% 이상 늘었다. 다만 해외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로 정부의 연간 해외 수주 목표치인 400억달러 달성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누적 479건으로, 수주액은 총 285억2586만달러(약 40조360억원)다. 이는 전년 동기(256억4603만달러)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5년 평균치(213억4000만달러)보다는 약 33.7%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시장에서의 수주액이 151억9246만달러(53.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아시아 50억8810만달러(17.8%), 북미·태평양 39억9055만달러(14.0%) 등이 뒤를 이었다. 중동 지역의 경우 전년 동기(80억611만달러) 대비 수주액이 89.8% 급상승했다. 통상 연말에 수주가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수주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달 들어서도 현대건설, GS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공사 수주 낭보가 연이어 전해지고 있다.
1∼10월 누적 수주액이 최근 5년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소식이 이어지자 시장의 관심은 연간 수주 목표 달성 여부로 쏠리는 모습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해외사업의 특성상 갑작스럽게 계약에 나서거나, 내년으로 밀리는 경우 등도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달성 여부를 예측하긴 힘들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최근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을 보면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지난해 333억달러 등 대부분 300억달러 초중반 수준을 유지한 만큼, 이를 크게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2기’ 본격화로 해외건설 시장의 불확실성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중동 강경책은 중동 시장 규모가 큰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엄근용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동 긴장도가 커질 경우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신속하게 종식될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으로 인한 수혜는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