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58년 만에 ‘양대 MVP’ 도전

NL 후보에… 수상 땐 ‘DH 최초’
올 ‘50-50’·美 첫 우승 등 역사 써
AL선 ‘홈런왕’ 양키스 저지 유력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고 슈퍼스타로 손꼽히는 오타니 쇼헤이(30·사진)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아메리칸리그(AL) 소속인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에서 내셔널리그(NL)의 LA 다저스로 둥지를 옮겼다. 이유는 단 하나. 포스트시즌 무대에 뛰고 싶다는 일념이었다. 오타니가 2018년부터 뛴 에인절스는 오타니와 더불어 현역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2014년 이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 이적 첫해 오타니는 감격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시상식의 계절을 맞이한 오타니는 이제 역대 두 번째 양대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역대 최초의 지명타자 MVP에 도전한다.

MLB 사무국은 13일 NL과 AL MVP와 신인상, 감독상, 사이영상 최종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NL MVP 후보로는 오타니 외에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케텔 마르테(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홈런 54개, 도루 59개를 기록하며 148년 역사의 MLB 사상 최초로 50-50클럽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미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과 2023년 투타를 겸업하는 ‘이도류’를 완벽히 구현해내며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오타니가 NL MVP가 되면 MLB 사상 두 번째로 양대리그 MVP에 모두 선정되는 기록을 남긴다. 양대리그 MVP에 모두 선정된 최초 사례는 프랭크 로빈슨으로, 그는 1961년 신시내티 레즈,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양대리그 MVP를 석권했다.

아울러 타격에만 전념하는 풀타임 지명타자로는 역대 최초로 MVP 수상을 겨냥한다. 그간 ‘반쪽짜리’라는 꼬리표 탓에 MLB에서 수비하지 않는 지명타자가 MVP를 차지한 적은 없다. 오타니는 지난해 팔꿈치를 수술한 탓에 마운드에는 서지 않고 올해에는 타자로만 뛰었고, 내년부터 다시 투수를 겸업한다. 마지막으로 이미 만장일치 MVP 2회의 기록을 가진 오타니는 지명타자라는 편견을 극복한다면 세 번째 만장일치 MVP도 가능할 전망이다.

AL MVP 후보는 에런 저지와 후안 소토(이상 뉴욕 양키스), 보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로 압축됐다. 2022년 아메리칸리그 MVP인 저지는 올해 홈런 58개를 몰아치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 62개(2022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생애 두 번째 MVP가 매우 유력하다.

양대리그 MVP가 유력한 오타니와 저지는 포지션별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도 수상했다. 오타니는 NL 지명타자 부문, 오타니는 AL 외야수 부문에서 수상자로 호명됐다.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은 양대리그에서 트리플 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 석권)을 차지한 AL의 태릭 스쿠벌(디트로이트 타이거스)과 NL의 크리스 세일(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