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을 내라고?” 불만에 법원 직원에게 등유 뿌리고 ‘방화’ 시도한 40대

지난달 27일 부산 강서구 부산지법 서부지원 출입구 보안검색대에서 A씨가 사회복무요원과 건물에 등유를 뿌리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자신이 받은 법원 판결에 불만을 품고 법원 시설과 사회복무요원에게 기름을 뿌려 방화를 시도한 4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진재)는 살인미수 및 현존건조물방화예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부산지법 서부지원 출입구 보안검색대 앞에서 방화를 시도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500ml 페트병에 미리 담아온 등유를 뿌리고 일회용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는 법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의 몸에도 등유를 뿌린 뒤 살해하려 한 혐의도 같이 받고 있다. 다행히 당시 법원 관계자가 제지해 불은 붙지 않았고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그는 지난해 8월 법원에서 폭행죄 등의 혐의가 인정돼 15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에 불만을 품고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사회복무요원들을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A씨로부터 ‘감방에 들어갔다 나오면 된다’라거나 ‘너 죽고 나 죽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설명하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얼굴과 몸 전체에 등유를 분사했는데 만약 불이 붙었을 경우 피해자의 전신에 불이 붙어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뿌린 등유에 불이 붙어 화재가 발생했더라면 피해자를 포함한 다수의 법원 직원과 민원인 등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사건 범행은 범행 동기와 방법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