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지속되자 외환 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섰다.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13일 한때 1410원도 넘어섰는데, 구두 개입 후에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1406.6)보다 1.5원 내린 1405.1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하락한 1403.6원에 개장한 뒤 줄곧 1400원대에서 움직였다. 이날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시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뒤 지속된 강달러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장 초반 상승 반전해 1407.8원까지 오른 뒤 혼조세를 보이다 주간 거래 마감까지 1400원을 웃돌았다.
이어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른 공조·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다하는 동시에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적극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신속히 시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구두 개입은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 수단으로, 외환 당국은 앞서 중동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상승했던 지난 4월 중순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나섰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홍콩에서 열린 민·관 합동 투자설명회(IR)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트럼프 쇼크’로 원화 가치와 국내 주가지수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 “배터리나 반도체 등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던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시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이 높은 변동성을 보이지만, 이번주 이들 재료가 소화가 된 뒤 어떻게 될지가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들 트럼프 2기 정책의 드라이브가 더 강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변수인데, 그런 의미에서 좀 경각심을 갖고 가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