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한 데 반발하는 학생들이 본관 등 건물 점거 농성과 페인트 낙서·오물 투척 등 방식을 동원한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 정치권에서 공개적으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혁신당 이기인 최고위원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비문명의 끝을 보고 있다”며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지도 않은 ‘공학 전환’이라는 가상의 사실을 만들어 놓고, 학교 측이 공들여 준비한 취업박람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공학 전환 논의를 환영하는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겁박하고, 교수를 조롱하며 교직원을 감금하는, 불법을 넘나드는 시위를 벌이는 일은 엄연히 비상식적이고 비문명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는 이러한 망상적 테러 행위를 바로잡기는커녕 오히려 북돋워주거나 편승했다는 데에 있다”며 “(전임) 문재인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정부도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하나 못 지키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국이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더 이상 ‘꼰대’가 되기 싫다고, 우리 사회가 합의해온 근대적 가치들을 훼손하는 일을 정치권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 과정에서 ‘성인지감수성’이 걱정되면 여경을 대거 투입하시라”고 조언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동덕여대 사태에 침묵하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을 겨냥해서도 “다들 반응 좀 하시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남녀노소’가 아닌 ‘여남노소’라며 자신의 높은 (성인지)감수성을 자랑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시냐“며 “‘혜화역 시위‘를 칭송하기 바빴던 김부겸 전 장관은 여전히 혜화역 시위의 수호자냐”고 일갈했다. 이 최고위원은 “‘영피프티’의 상징처럼 돼버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어떤 입장이냐”고 따져 물었다.
해당 글이 기사화된 뒤 이 최고위원은 추가 게시글을 올려 자신을 비판하는 댓글을 남긴 이들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동덕여대 사태로 또 다시 페미니즘 논란이 확산 중인 상황에서 극성 페미니스트들을 맹폭한 것이다. 그는 “안타깝지만 아무리 ‘좌표’ 찍고 와서 남성혐오 댓글을 남기며 우겨도 아닌 건 아닌 것”이라며 “(동덕여대 시위 참여자와 페미니스트들에게) 남는 것은 ‘세상이 우리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인지부조화와 피해의식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 최고위원은 “그런 식으로 ’온라인 총공’하는 방식도 조금 재고해보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며 “저야 정치인이니 이런 폭언 댓글이 익숙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눈쌀이 지푸려질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당장 여러분들이 그토록 혐오해마지 않는, 그러나 착한 척, 꼰대 아닌 척하고 싶어 여러분들 편을 들던 정치인들도 감히 입을 못 열고 있지 않나”라며 “이제 당신들의 행패를 용인해주던 시대는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받아들이라”고 당부했다.
글 말미에 이 최고위원은 “‘4B 운동’을 다시 하든지 말든지는 자유”라고 첨언했다. 4B 운동은 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성관계를 일컫는 페미니스트들의 운동이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성남시의원과 경기도의원 시절 ‘이재명 저격수’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