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맹폭이 여전히 지속되는 가운데 양국의 휴전협상에 일부 진전이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레바논 정치 분야 고위 취재원 2명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은 몇 주만에 처음으로 휴전 제안을 담은 협상안 초안을 레바논에 전달했다. 주레바논 미국대사가 레바논 국회의장 나비 베리에게 초안을 서면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원 중 한 명은 “이 초안은 레바논 측의 입장을 들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베이루트 소재 미국대사관의 공보담당자는 “외교적 타결에 이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레바논 총리가 협상 상황에 대해 상당히 낙관적 입장을 밝히는 등 휴전협상에 대한 기대가 고조된 바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뒤 휴전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안보내각에 참석하는 엘리 코헨 이스라엘 에너지부 장관은 휴전 전망이 전투 개시 이래 가장 밝다고 14일 밝혔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년 1월20일 취임할 트럼프 당선인에게 ‘취임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 레바논 휴전 협상의 진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휴전 기대감이 커진 것과 별개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맹폭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근교에 있는 헤즈볼라 근거지들을 겨냥해 이날까지 사흘째 고강도 폭격을 퍼부었다. '다히예'라고 불리는 지역에서는 폭격으로 건물 5채가 파괴됐으며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제트 전투기 폭격의 목표물이 헤즈볼라의 무기창고와 군사본부 등이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가 전한 현지 당국 발표와 레바논 국영 뉴스통신사에 따르면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에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20명 이상이 숨졌고 남부 레바논 마을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11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