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과열” vs “이제 시작”… 9만달러 돌파한 비트코인에 엇갈린 전망 [코인 브리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확정 이후 비트코인이 최근 9만3000달러까지 돌파한 가운데 비트코인이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과 시장 과열로 급격한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의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 발언에 고점 대비 8% 넘게 가격이 빠져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비트코인 하락에 “트럼프 랠리 조정 오나”

 

15일 가상자산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이 확정된 6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14일 새벽에는 최고가 9만3434달러를 찍으면서 연내 10억달러를 돌파한다는 전망들이 잇따랐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연준 행사에서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는 발언을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8시30분 기준 8만6672달러까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12월에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셈이다.

 

금리 인하가 늦춰지면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위축될 수 있다.

 

미국이 12월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불안한 상황이란 뜻이기도 하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10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3%로 시장 전망치(0.2%)를 상회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초 4만달러선에서 최근 9만달러로 2배 넘게 상승했다. 연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넘어가면 추가매수를 중단할 것”이라며 “살찐 돼지는 결국 도축당하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해외 거래소인 크립토닷컴의 공동 창립자 크리스 마샬렉도 외신 인터뷰에서 “현재 비트코인의 레버리지 비율은 지속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며 “비트코인 10만달러 돌파 전 레버리지 규모가 줄고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범위로 들어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거래가 최근 밈코인(특별한 기술 없이 재미로 발행하는 가상자산)에 집중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도지 가격은 15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한 달 간 213% 급등했고 페페는 98.08%, 피넛 더 스쿼럴(PNUT)은 3418%가 급등했다. 이처럼 가격 단위가 작은 밈코인의 급등은 투기적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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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랠리는 이제 시작이란 의견도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가상자산의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의 전략보유 등 친(親)가상자산 정책들이 이어지면서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특히 지난 4월 20일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겪으면서 발행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점도 현재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자산 기업과 알트코인의 발목을 잡아온 가장 큰 리스크는 규제 리스크 중에서도 증권성 리스크였다”며 “트럼프 정부 출범 시 공약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며 금융당국이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에 기관투자자 자금이 많이 유입된 만큼 과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분석업체 카이코는 비트코인 선물의 과거와 현재 포지션 비중을 들어 “현재 움직임은 과도한 레버리지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연구원 제프 켄드릭도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 12만5000달러, 내년 말까지 20만달러로 올라 장기적인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