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해 학교 점거에 나선 가운데, 대학 측은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15일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지성인으로서 대화와 토론의 장이 마련돼야 하는 대학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 중인 것을 매우 비통하게 생각한다”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동덕여대는 홈페이지에 ‘학내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 현황’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게재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피해 추정액은 최소 24억4000여만원에서 최대 54억4000여만원이다.
대학 측은 “이 피해 금액은 추정액으로,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순 없어 외부 업체를 통해 추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항목별로 보면 △취업박람회 자재 손상경비 7586만원 △취업박람회 10개 참여업체 피해보상 2억5851만원 △건물 보수 및 청소 비용 20억~50억원 △입시 추가 경비 1억200만원 등이다.
동덕여대는 이날 올린 추가 공지를 통해 “이런 상황으로 피해 보는 학생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대학 당국은 학내 질서 회복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많은 피해가 속출하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구제를 위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혹시 신변 보호가 필요하거나 학습권 침해받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피해 사례를 접수해 달라”고 덧붙였다.
점거 농성을 주도하는 동덕여대 총학생회(총학)도 이날 입장을 밝혔다. 총학 측은 “전날(14일) 오후 총학은 대학본부로부터 3억3000만원에 달하는 피해보상 청구 문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농성과 점거를 해제하기 위해, 학생들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금전적 문제를 들어 겁박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피해 금액에 대해 “(학생을 상대로) 법적으로 소송하는 방침은 아직까지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은 대자보, 근조화환 등으로 학내 시위를 벌이며 거세게 반발하는데, 일부 학생들이 항의의 뜻으로 달걀과 케첩을 뿌리고 시위 문구가 새겨진 종이를 함부로 버리고 있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여성이 대부분인 환경미화원 어머님들”이란 비판이 나온다.
일부의 무분별한 행동이 교내를 어지럽히고 뒷정리는 환경미화원들이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더럽게 어지럽혀진 동상, 건물, 캠퍼스 모습이 공개돼 비판 여론이 일었다.
성숙한 시위나 집회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고 또 소셜미디어(SNS)에는 남성혐오로 가득 찬 글이 다수 게재됐다는 이유에서다. 지성인으로서 성숙한 시위 문화가 절실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