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팅해 1200억 번 도박사 “평범한 일상 돌아가고파”

폴리마켓 잭팟 도박사 계정 4개 아닌 11개
베팅 수익 8500만달러, 알려진 금액의 2배
“모든 상황에 좀 지쳐…일상 돌아가고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인.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거액을 베팅해 횡재한 도박사의 수익금이 당초 알려진 4800만달러(약 674억원)보다 2배 가까이 많은 8500만달러(역 1195억원)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대선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서 ‘트럼프 고래(Trump whale)’로 불리는 익명의 거래자가 사용하는 계정이 당초 알려진 4개보다 많은 11개로 파악됐다”며 “거래자 본인과 블록체인 분석업체를 확인한 결과 그의 베팅 수익금은 8500만 달러”라고 전했다. 자산시장에서 ‘고래’는 큰손을 뜻하는 말이다.

 

폴리마켓은 블록체인 기반의 선거 베팅사이트로,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선 전부터 도박사의 예측을 엿보는 창구 중 하나로 활용됐다. 미국에서는 베팅에 참여할 수 없는 프랑스 플랫폼이다. 하지만 미국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서는 우회 경로를 활용한 베팅 인증도 목격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대선 이튿날인 지난 6일 “폴리마켓에서 4개의 계정을 보유한 대화명 ‘프레디9999(Fredi9999)’가 트럼프의 승리를 적중시켜 총액 48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폴리마켓은 대선을 앞두고 판돈을 늘린 ‘프레디9999’의 시장 교란 가능성을 우려해 자체적인 조사를 벌였고 금융을 충분히 경험한 프랑스 국적자로 단순히 트럼프의 승리에 베팅한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WSJ은 ‘프레디9999’에 대해 “폴리마켓에서 운용하는 계정이 7개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의문의 거래자는 신원 공개를 거부하고 있지만 자사와 지난달 18일부터 소통해왔다. 아이디 중 하나가 ‘프레디 9999’지만 업계에서는 ‘트럼프 고래’로 불렸다”고 설명했다.

 

‘프레디9999’는 WSJ에 자신을 ‘테오(Théo)’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는 폴리마켓에서 여러 아이디 중 하나로 ‘테오4’를 사용하고 있다. WSJ은 그와 이메일로 소통하면서 온라인 화상통화 플랫폼인 줌을 통해서도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WSJ에 “내 안전을 위해, 또 언젠가 신원이 공개돼도 사생활에 미칠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베팅 규모를 줄여서 말했다”며 “내 분석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을 프랑스 시민권자로 여러 은행에서 트레이더로 일했고 미국에 거주한 적도 있다고 밝혔는데, 이 주장은 폴리마켓 설명과 일치한다고 WSJ은 전했다.

 

그는 “베팅에 참여한 이유는 순전히 돈을 벌 목적으로, 선거 조작의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더는 덧붙일 말이 없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모든 상황에 조금 지쳤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