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들의 선호도상 최상위권 의대보다는 중위권, 비수도권 의대에서 수시 미충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이 전년보다 평이해) 수시 최저학력기준(수시 합격자에게 요구되는 최저 수준의 수능 성적) 미달로 탈락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고, 중복 합격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있을 것"이라며 "수시 미충원 인원이 100명대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각 대학은 수시에서 충원되지 못한 인원을 정시 모집인원에 더 얹어 선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계에선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해 각 대학이 수시에서 정시로 모집 인원을 이월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실현 가능성이 작은데다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게 교육계 시각이다.
임 대표는 "대학마다 형편이 다른데, 모든 대학이 일제히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하는 인원을 줄이자는 데 의견이 일치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모든 대학의 모집 요강에 수시 인원을 정시로 이월한다는 규정이 있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대입 전형 운영상 중대한 오류가 발생하므로 학생과 학부모가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이 신입생을 덜 뽑을 의도로 일종의 평가 결과를 조작하는 중대한 입시 비리로 볼 여지도 있다"고도 했다.
교육부가 지난 7월 개정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적시된 '특정 수험생의 합격 여부에 부당한 영향을 주기 위해 교직원 2명 이상이 조직적으로 입학전형 과정·결과를 왜곡하는 중대 입시 비리'에 해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해당 대학은 1차 위반 때부터 총입학정원의 5% 범위에서 '정원 감축'이란 강력한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치러진 2024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39개 의대의 정시 추가 합격자는 1천711명이었다.
최초 합격자(1천173명) 대비 추가 합격자는 145.9%로, 정시에서 한 수험생당 2.45개 의대를 동시에 합격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39개 대학의 정시 선발 평균 경쟁률은 6.62대 1이었다.
그러나 추가 합격자(1천711명)에 최초 합격자(1천173명)를 합산할 경우 전체 합격자 수는 2천884명으로, 이를 전체 지원자 7천770명을 적용하면 실질 경쟁률은 2.69대 1로 낮아진다.
개별 대학으로 보면 실질 경쟁률이 가장 낮은 곳은 1.53대 1까지 내려가는 등 4개 대학이 2대 1을 넘지 않았다.
종로학원은 "수시 이월 규모가 늘어나고, 정시 모집인원 확대로 의대 중복 합격 수험생이 동시에 늘어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정시에서 실질 경쟁률이 미달하거나 사실상 미달에 가까운 대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