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치권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난하며 ‘3차 세계대전’ 발발 가능성을 언급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에이태킴스 허용과 관련해 “이것은 3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향한 매우 큰 발걸음”이라고 반발하며 러시아가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드레이 클리샤스 상원의원도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이 우크라이나라는 국가가 아침까지 완전히 폐허가 될 수 있는 수준의 확전을 결정했다”고 경고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우크라이나의 숙원이던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정책을 바꿔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300㎞인 미국산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의 표적을 타격하는 것을 승인했다.
그동안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미사일 중 사거리가 50마일(약 80km)인 ‘고성능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까지만 사용을 허가해왔다. 이날 조치로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190마일(304km)에 이르는 에이태킴스(ATACMS)을 발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움직임에 크렘린궁의 언급은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이미 이 사안에 대해 언급해왔다”면서 지난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했던 경고를 재차 시사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한다면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며 핵무력을 한계 없이 강화하고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대대장·대대 정치지도원대회 연설에서 “전쟁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먼 미래의 일도 아니다”며 “핵무력 강화 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불가역적 정책으로 된 지 오래다. 당장이라도 핵무력이 전쟁 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 태세를 갖추는 것뿐”이라고 했다.
대대장·대대정치지도원대회는 2014년 11월 3차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1953년 1차 대회와 2006년 2차 대회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각각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