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역대 최고 외인’ 현대캐피탈 레오, 19일 삼성화재전서 박철우 넘어 통산 후위공격 1위 등극할까

V리그 남자부 통산 후위득점 1위 자리가 빠르면 19일, 늦으면 23일 바뀔 것으로 보인다. 왕관을 내주는 자와 물려받는 자가 한때 삼성화재에서 함께 왕조를 일궜던 사이인 것도 흥미롭다.

 

18일 기준 V리그 남자부 통산 후위득점 1위는 박철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이 차지하고 있다. 프로배구 출범 원년인 2005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뛴 박 위원은 564경기에서 후위공격으로만 2013득점을 올렸다. 2위는 역대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레오(현대캐피탈)다. 레오는 202경기에 출전해 후위공격으로 2007점을 올렸다. 두 선수 간의 격차는 단 6점이다.

 

레오는 이번 2024~2025시즌이 V리그에서 맞이한 7번째 시즌이다. 1990년생인 레오는 20대 초반인 2012~2013시즌에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로 V리그에 입성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2m6의 장신에도 불구하고 70kg 중반대의 몸무게로 깡마른 몸매였다. ‘명장’ 신치용 감독의 조련 아래 살을 찌운 레오는 데뷔 시즌부터 V리그 코트를 초토화시키며 2014~2015시즌까지 세 시즌 간 정규리그 MVP를 독차지했다. 팀 공격의 50% 가까이를 책임지면서도 5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한 레오는 그야말로 ‘절대자’였다.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도 당연히 레오의 몫이었다. 2014~2015시즌에도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끌며 챔프전에 직행했으나 같은 쿠바 출신의 로버트랜디 시몬을 앞세운 OK저축은행에 패했고, 이듬해부터 V리그를 떠났다.

 

해외리그에서 뛰던 레오는 2021~2022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며 다시 V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2023~2024시즌까지 세 시즌 간 OK저축은행에서 뛴 레오는 과거 삼성화재 시절의 젊었던 패기는 사라졌지만, 노련미가 더 해졌다. 서브는 삼성화재 시절보다 더 나아진 모습도 보였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의 챔프전 준우승을 몸소 이끌었던 레오는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재계약 포기 방침에 따라 다시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고,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과거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전통의 라이벌인 현대캐피탈을 무참히 쓰러뜨렸던 레오가 12년이 흘러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고 천안에서 뛰게 된 것이다.

 

올 시즌에도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뽐내며 현대캐피탈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레오는 1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4~2025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삼성화재와의 경기에 출전한다.

 

202경기에서 후위공격으로 2007득점을 올린 레오다. 경기당 평균 9.935개의 후위득점을 성공시켰지만, 올 시즌에는 후위 공격의 빈도가 줄었다. 7경기에서 23개의 후위공격을 성공시켰다. 경기당 평균 3.29개다. 지난 시즌까진 리시브를 면제받으며 공격에만 전념했던 레오지만, 올 시즌에는 리시브 라인에 서고 있다. 게다가 현대캐피탈은 레오에게 50% 이상의 공격을 맡길 필요가 없는 팀이다. 국가대표 에이스인 허수봉에 아시아쿼터 아포짓 신펑도 있다.

 

레오가 올 시즌 박 위원을 넘어설 기록은 더 있다. 역대 통산득점에서도 박 위원이 6623점으로 1위, 레오가 6124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499점차로, 매 시즌 100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던 레오였다면 올 시즌 넘어서는 게 당연하지만, 현대캐피탈에서 뛰는 레오라면 가능성은 70% 정도로 떨어진다.   우선 후위공격 1위는 곧 레오가 차지하게 된다. 과연 레오가 19일 친정팀 삼성화재를 상대로 대기록 작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