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교통안전 위해”… 전북경찰청, 횡단보도 보행 시간 늘리고 조명·유도등 확대

전북 전주 남부 평화동 한 아파트에 사는 80대 주민은 왕복 8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는 시간은 30초이지만 고령으로 보행이 불편해 도로를 채 건너기도 전에 빨간불로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출퇴근 혼잡시간 때면 밀려드는 차들로 인해 사고에 직면할 뻔 상황을 여러 번 겪기도 했다.

 

전북경찰청은 초고령 사회 진입으로 늘어나는 이런 고령자들의 보행 안전을 도모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교통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보행신호에도 횡단보도를 미처 다 건너지 못하는 고령자들을 위해 통행이 잦은 노인 보호구역과 전통시장, 공원 등 일대 도로 횡단보도 131개소의 보행신호 시간을 기존보다 2~13초 연장했다.

 

대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부여하는 신호 시간은 기본적으로 보행 진입시간 7초에 횡단보도 1m당 1초를 원칙으로 적용하지만, 보행이 느린 노인 등 교통약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에는 신호를 더 늘려 충분한 보행 시간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또 보행 안전을 위해 보행 신호 자동 연장 시스템과 보행자 작동 신호기를 각각 11개소, 2개소에 추가로 설치했다. 보행신호 자동연장 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노약자나 장애인, 아동 등 교통약자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신호 시간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보행자 작동 신호기는 보행자가 버튼을 누를 때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녹색 신호등을 작동시켜 주는 신호기로, 주로 보행자가 드물거나 일정한 시간대에만 있는 곳에 설치한다.

 

이와 함께 야간 고령자 통행이 빈번한 횡단보도 95개소에는 횡단보도 집중 조명(투광기)을 설치하고 74개소 노후 조명을 교체했다. 비행기 활주로처럼 횡단보도 가장자리에 발광 다이오드(LED) 유도등을 일정 간격으로 설치하는 활주로형 횡단보도 또한 29개소를 설치해 보행자의 시인성을 높였다.

 

최종문 전북경찰청장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관내 고령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교통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