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동북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가 마을로 내려와 주민 1명을 물고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중국 헤이룽장일보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치타이허시 보리현 관할의 지싱 조선족·만족향에 내려온 백두산 호랑이 1마리가 내려와 민가를 습격했다.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던 호랑이는 이날 오전 6쯤 지싱향 칭타이촌에 사는 65세 남성의 왼팔을 물고 달아났다.
습격 당한 남성의 가족은 “호랑이 발톱에 옷도 다 찢겼다. 아버지께서 팔로 막았는데, 물어 뜯어버렸다”며 “옆집 차를 빌려 타고 곧장 병원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부상자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처가 크긴 하지만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랑이가 한 가정집 앞에서 사람을 덮칠 듯 달려드는 모습이 실제로 포착되기도 했다. 폐쇄회로(CC)TV 속 집 주인 밖으로 나가 호랑이의 동태를 살피곤 집으로 들어와 철로된 울타리를 걸어잠갔다.
하지만 성난 호랑이가 달려와 덮치자 철 울타리는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현재 당국은 대피령을 내린 뒤 적외선 카메라, 드론 등을 동원해 호랑이의 흔적을 찾고 있다. 현재까지 호랑이가 해당 마을을 떠났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021년 4월에도 이 지역에서 호랑이가 농민을 공격한 뒤 10시간 만에 생포된 바 있다.
이후 같은해 10월 헤이룽장과 지린성 일대 14,000㎢가 야생 ‘백두산 호랑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몇 년 사이 개체 수가 70여 마리로 늘면서 굶주린 호랑이가 민가를 덮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