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들의 음주 장면을 반복적으로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20일 방심위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나 혼자 산다’ 등 15건에 대해 법정제재 등을 의결했다.
‘나 혼자 산다’는 박나래, 기안84, 김대호 아나운서 등 출연자의 음주 장면과 함께 ‘깔끔한 맛이 일품인 깡소주’, ‘잔 가득 채운 행복’,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 등의 자막을 여러 회차로 반복 방송하며 미화해 시청자들의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
방심위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 ‘건전성’에 위배된다고 판단, 법정제재에 해당하는 ‘주의’를 결정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앞서 지난 7월15일 방송에서는 박나래가 복분자 컵에 소주잔을 넣어서 ‘노동주’를 만들어 마셨으며, 8월18일에는 그룹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운동 후에 마시니까 더 꿀맛’ 등 자막을 달았다. 집에서 소주를 마실 때는 ‘깔끔한 맛이 일품(?)인 깡소주’ 자막이 나왔다.
9월1일에는 김대호 아나운서가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는 자막과 내보냈고, 같은 날 그룹 샤이니 키가 치킨과 떡볶이를 데우고 나서 냉장고에서 맥주를 가득 따라 마실 때는 ‘잔 가득 채운 행복’, ‘그동안 쌓인 피로를 날려주는 청량함’ 등 자막을 덧붙였다.
10월20일에는 이장우와 김대호가 포장마차에서 생맥주를 주문하고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며 ‘퇴근길 오아시스 같은 생맥주 강림’, ‘목젖을 때리는 청량감’, ‘지친 하루를 달래주는 맥주 한잔’이라는 자막을 단 장면, 이를 보며 기안84가 ‘저거(생맥주) 먹으려고 사는 거야’라고 하는 장면 등이 지적됐다.
류희림 방심위 위원장은 “공영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려야 하는 책무가 있음에도 시종일관 음주를 미화하고 술이 마치 모든 것의 피로회복제인 듯 과장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방심위는 이번 회의에서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사안을 보도하면서 자사에 유리한 내용만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KBS-1TV ‘KBS 뉴스9’, KBS창원-1TV ‘KBS 뉴스 7 경남’, KBS진주-1TV ‘KBS 뉴스 7 경남’에도 주의를 의결했다.
협찬주 상품명을 반복 언급하고, 협찬주인 업체 대표가 직접 출연해 상품의 특징·장점을 묘사하는 등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한 SBS-FM ‘두시탈출 컬투쇼’에도 주의를 결정했다.
또 노벨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배경인 제주 4·3 사건을 다루면서 토벌대는 ‘군인 경찰 토벌대’라고 소개한 반면 남로당 무장대는 ‘무장대’로만 언급해 민원이 제기된 MBC ‘뉴스데스크’ 등에는 관계자 의견진술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