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성연대 “동덕여대 신상 특정하겠다”

지난 12일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벗어놓은 학교 점퍼를 앞에 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공학 전환 논의를 두고 벌어진 동덕여대 사태가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신남성연대는 이번 사태를 폭동으로 규정하고 “폭도들의 신상을 특정해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지난 16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동덕여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남성연대 배인규 대표는 19일 세계일보에 “유튜브 공지에도 나오있지만 (일부) 폭도들의 락카 구매 영수증과 계좌를 확보했다”며 “동덕여대 앞 집회를 마치고 폭도들의 신상을 특정해 경찰에 고발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그는 “지금 여대는 ‘페미사관학교’가 됐다”면서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반면 총학생회 측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학교로 돌리고 있다.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은 전날인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학교가 이미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을 꾸려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진행했고 교무회의 안건 상정까지 이뤄졌다”며 “학교 측이 ‘논의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학생들이 이렇게 공학 전환을 강하게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여성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 훼손 우려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여전히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교육권 증진이라는 설립 이념에 반하는 개편을 시행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측은 여러 차례 대화를 요청했으나 11월 11일에 약속된 면담에서조차 학교 관계자들이 불참하며 회피했다”며 “학교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우리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묵살당하면서 학생들의 분노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존에는 필리버스터나 피켓 시위 같은 방법을 고려하고 있었다”며 “학교의 비민주적 태도와 지속된 소통 거부가 학생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이런 행동까지 유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재학생은 유튜브 채널 ‘하이니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덕여대로 알고 입학했는데 왜 논의 없이 전환하려 하냐. 소중한 수시 원서 6장과 정시 원서 3장을 동덕여대에 썼다”며 “이건 ‘입시 사기’ 같은 거다. 삼성 입사했는데 대표가 갑자기 샤오미로 이름을 바꾸는 것과 비슷한 충격”이라고 말해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전에도 학과 통폐합을 통보식으로 전환하는 등의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시위를 거하게 하지 않으면 또 통과될 거라는 불안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물리력으로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점거 시위를 벌인 학생들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동덕여대는 이날 홈페이지에 ‘당부의 글’ 공지사항을 통해 “학생들의 불법 점거와 시위로 인해 교내 모든 건물이 봉쇄됐고 기물 파손, 수업 방해, 행정업무 마비 등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학교 측은 이번 사태에서 학생들이 본관 등 건물을 점검하고 농성을 벌인 것 등을 ‘불법행위’라 규정했다.

 

그러면서 “공학 전환을 반대하거나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일 수 있다”며 “하지만 폭력을 행사하고 수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엄연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이번 불법 행위를 엄중히 다루려고 한다”며 “단체 행동으로 이루어진 불법 행위도 그 책임은 분명 개인 각자가 져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