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눈치 보며 사드 배치 지연 文 정부, 엄정 수사 책임 물어야

군 작전 정보 시민단체에 사전 유출
정의용 안보실장 등 4명 수사 요청
친중 편향 외교 폐해 반복돼선 안 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지연 배치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이달 초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 문재인정부의 고위직 인사 4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정 전 실장 등이 관련 법령을 어겨 가며 부당하게 사드 배치를 지연시킨 혐의가 포착됐다고 한다. 이들은 2급 군사기밀인 사드 관련 정보를 중국 무관 및 사드 반대 시민단체에 흘려 극비리에 진행되어야 할 물자수송 작전이 차질을 빚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중국과 시민단체 눈치를 보며 국가 안보를 훼손한 것이라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사드는 북한의 핵·탄도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주한미군의 핵심 무기체계다. 한·미 양국은 박근혜정부 때인 2016년 4월 경북 성주군 소성리 골프장에 사드를 임시로 배치했다. 그러자 중국은 사드 레이더가 자국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국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그해 5월 취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드 추가 반입 여부 보고와 관련해 전격 조사를 지시하며 논쟁은 더욱 가열됐다. 문 정부의 친중 편향 외교 정책이 나라를 둘로 쪼개지게 만든 것이다. 한·미동맹의 파열음이 커진 것도 당연했다.



문 정부는 임기 5년 내내 사드 정식 배치를 미뤘다.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바꿨고, 통상 1∼2년이면 끝나는 절차를 하나도 진행하지 않았다. 사드 배치 반대 단체들의 시위와 방해로 물자 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병사들은 컨테이너 생활을 해야만 했다. 미 국방장관이 우리 정부에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다. 여기다 우리 정부는 사드의 대중국 정책 가이드라인으로 회자되던 이른바 ‘3불(不)1한(限)’도 중국에 약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드 추가 배치를 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지 않으며,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불참한다는 3불에다 사드의 중국 겨냥을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군사 주권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사드 배치는 윤석열정부 들어 가까스로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종료된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사드 레이더 전자파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전자파 참외 괴담 등을 확산시키며 나라를 뒤흔든 배경에 문 정부 인사들이 있었는지를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소원했던 한·중 관계 정상화는 필요하지만 문 정부 같은 굴종적인 관계는 되풀이돼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