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경영진 신병확보 또 실패… ‘티메프 사태’ 수사 난항

구영배 등 3명 구속영장 재기각
법원 “혐의 관련 다툼의 여지 있어”
“경영진 사태 촉발 책임 입증 필요”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를 빚은 것으로 의심받는 구영배 큐텐 대표 등 경영진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되면서 검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부장검사 이준동)은 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에 대해 두 번째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의 핵심 피의자인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피의자들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피해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를 잘 지켜보며 남은 수사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혐의가 다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지난달 10일 세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또다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이다.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지만, 대형사건에서 구속영장은 사실상의 수사 중간평가로 여겨지는 만큼 검찰이 혐의 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검찰은 구 대표 등에 대해 △1조590억원 상당의 정산대금 편취(사기)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 인한 720억원 배임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관련 799억원 횡령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이들의 혐의와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티몬 본사(왼쪽), 위메프 본사. 뉴시스

피의자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티몬과 위메프 인수 당시부터 수천억원 상당의 정산예정금과 부채가 있었고 정산대금 지급 등 ‘돌려막기’가 없으면 정산지연이 발생하는 자본잠식 상태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기업 존속을 위한 노력을 했을 뿐 사기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변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 등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사기 등 혐의를 입증하려면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보다 명확히 가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형사·민사법 전문 방민우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 공동대표는 “현 경영진이 티메프를 중간에 인수했기 때문에 전·현 경영진 중 누구의 잘못으로 사태가 초래됐는지에 대한 검찰의 입증이 필요하다”며 “(구 대표 등의) 횡령이나 배임 행위 때문에 회사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고 돌려막기식 경영이 악화됐다는 부분이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