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들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는 직권남용 등 관련 법리 검토는 충분히 이뤄졌다며 ‘성역 없는 수사’ 의지를 강조했다.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 조사도 재개할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군 관계자들을 조사했는데 용산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경찰과 용산 관계자들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법리 검토는 충분히 했고 사실관계 규명의 문제”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조사 가능성에 대해선 “윤 대통령 조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지만 성역 없이 조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수처는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귀국한 후 소환조사도 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수사에) 필요한 내용이 많아 이 부분을 잘 추려 진행하는 과정”이라며 “(수사 진행 상황이) 몇 부 능선을 지났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상당 부분 조사가 이뤄졌고 주요 피의자들과 참고인들 조사도 조만간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올해 4∼5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피의자를 불러 조사했으나 그 뒤 수개월간 기존 기록과 법리를 검토했다. 공수처는 대통령실 관계자들을 상대로 국방부 관계자와 어떤 내용의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기록 회수 등에 대통령실이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대법원은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명단을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한 고소인이 강원경찰청장을 상대로 고소 사건 수심위 명단 등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 1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2심은 피고 항소를 기각하며 “수심위 구성원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 절차의 투명성·공공성·정당성 확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경북경찰청의 채 상병 사건 수심위 등 수심위 명단을 공개하라는 청구가 잇따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