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대 전공자들의 피부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원인은 한국과 같다. 응급상황이 없어 야근이 없는데다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여는 의사 평균치의 두 배까지 치솟았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미국 의과대학 협의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피부과 레지던트 지원이 50% 가량 늘어났다.
이유는 '워라밸'이다. 응급 상황이 거의 없다. 야근도 없다. 미국인들의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여는 의사 평균치의 두 배로 치솟았다. WSJ은 "피부과는 주 4일 근무와 야근 없는 삶이 보장된다"며 "야간 응급 대기가 없고, 유연하게 근무 시간을 조정할 수 있다. 특히 여자 의대생의 지원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레지던트 매칭 프로그램에 따르면 올해 피부과를 1지망 한 레지던트의 71%가 여성이다. 2년 전(63%)보다 더 늘었다.
미국에서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피부과는 "여드름 짜는 의사"라는 놀림의 대상이었다. 최근엔 사정이 확 바뀌었다. SNS(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시술이나 관련 화장품 판매로 고수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의학단체가 매년 15만명 이상의 의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피부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54만1000달러(7억5200만원)로 나타났다. 소아과 의사의 연평균 소득(25만8000달러) 보다 두 배가 많다.
WSJ은 "피부과 의사 중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홍보 게시물을 올려 브랜드당 최대 3만달러(4175만원)의 광고비를 받는 사례가 있다"며 "미세바늘 치료나 레이저 시술도 20분 정도 걸리는데 이 역시 건당 4000달러(560만원) 수준으로 고수익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올해 일반의가 신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 중 80%가 피부과를 진료하겠다고 신고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반의가 새로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500개소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2년 193개소, 2023년 178개소, 올 들어선 7월 기준 129개소가 문을 열었다.
눈에 띄는 점은 올 들어 7월 기준 일반의가 개설한 의원급 의료기관 중 104개소(80.6%)가 피부과를 진료하겠다고 신고했다. 만성질환과 비만 치료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내과와 가정의학과도 각각 48개소(37%), 34개소(26%)씩 신고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