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환(사진) 국토안전관리원장이 지반침하 사고 예방을 위해 고위험 지역을 등급화하고 ‘침하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체계적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의 수장인 그는 땅꺼짐 문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하고자 인력·장비 확충 및 탐사 규모 확대 등의 방안도 추진 중이다.
김 원장은 2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굴착공사 현장, 노후 하수관 주변, 지방자치단체 취약지역 등 고위험 지역을 선별해 집중 관리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장비 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며 “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탐사 규모도 확대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관리원은 지반침하 사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가 진행 중인 특별점검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국 지반침하 위험구간 94곳이 대상으로, 지표투과레이더(GPR)를 동원해 굴착공사현장 주변 등의 지하 빈 공간(공동)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점검 결과 확인되는 문제점은 주로 흙막이 공사 관리 미흡 등”이라며 “현장에서 꼼꼼하게 관리해 문제가 안 생기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탐사해서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완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보완 의무는 결국 관리 주체에게 있는 만큼, 빨리 보완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계속 지자체에 독촉하고 가이드라인이나 지침 등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올해 7월 폭우로 대전 유등교가 내려앉는 등 하천 교량 시설물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선 “국토부 및 유관기관들과 함께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리원은 시설물 안전 및 유지·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유등교와 같은 2종 시설물은 물길에 따라 토사가 흘러 지반이 유실되거나 구조물의 기초 밑면 등의 토사가 깎여나가는 ‘세굴’ 현상을 확인하는 수중 조사 등이 의무가 아닌 데다 현장 시험도 선택적으로 시행하기 때문에 숨겨진 결함을 찾아내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하천상 고위험 교량을 선별하고, 관리주체가 내년 상반기에 교량 기초 세굴 전수조사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전수조사 시 하천교량 세굴 발생 여부, 기초부 결함 등을 측정 및 기록하도록 상세 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건설관리공사가 통합해 새로 출범한 관리원은 다음달이면 출범 4주년을 맞는다. 김 원장은 그간의 기관 운영 성과로 건설사고 사망자 감소세와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점 등을 꼽았다.
그는 “전반적으로 건설현장에서의 사망 사고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며 “특히 현장에 나가보면 소규모 현장에서도 안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많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건설사고 사망자(국토부 집계 기준)는 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3명에서 18% 감소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사회적 갈등으로 부각된 층간소음 분쟁 완화를 위한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성능검사 업무를 새로 시작한 점 등도 성과로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관리원은 공동주택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무국도 운영 중이다.
김 원장은 “조직이 (통합 출범 후) 4년쯤 지나면서 상당히 안정되고 있다”며 “두 기관이 합쳐지면서 주어진 새로운 미션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틀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