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갈등을 빚던 유튜버를 백주대낮 법원 앞에서 흉기로 살해한 50대 유튜버가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판사 장기석)는 20일 보복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홍모(56)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홍씨와 피해자 B씨는 비슷한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지난해부터 서로 비방하며 200건에 달하는 고소·고발을 주고받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홍씨는 지난 5월 9일 오전 9시52분쯤 부산 연제구 거제동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생방송 중이던 유튜버 B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홍씨는 B씨가 자신을 상해 혐의로 고소한 재판에 참석해 진술을 못 하게 할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동선을 미리 파악한 뒤, 흉기 구입과 렌터카 계약 등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이 인정된다”며 “보복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보인다”고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판단했다.
홍씨는 재판과정에서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흉기로 2차례 관통상을 입히고 바닥에 쓰러져 완전히 제압당한 피해자를 8초간 흉기로 12차례에 걸쳐 깊은 상처를 낸 것 등을 고려할 때 사망 가능성이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예견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과 피고인의 여자 친구를 모욕한 것이 범행 동기이기는 하지만, 보복 범죄는 개인의 법익 침해뿐만 아니라 수사·사법기관의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가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사죄나 죄책감을 찾아보기 힘들고, 살인의 목적성과 계획성을 부인해 범행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폭력범죄 전력을 보면 또다시 살인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인정돼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홍씨는 선고가 끝나자 “감사합니다”라며 손뼉을 쳤고, “내 동생을 살려내라”는 유족을 돌아보며 욕설을 내뱉고 법정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