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6번째 기소에 거세진 野 ‘예산 몽니’

“증빙 없이 쓴 檢특활비 전액 삭감
당시 尹총장·검사들도 기소해야”

경찰청 특활비 31억원 전액 삭감
방송통신위 인건비도 대폭 줄여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2조 의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6번째 기소 이후 야당의 ‘예산 몽니’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20일 “정치검찰의 막가파식 정치보복”이라 비판하며 검찰의 특수활동비(특활비)·특정업무경비(특경비) 전액 삭감 뜻을 분명히 했다. 윤석열정부 규탄 집회 과정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 간 물리적 충돌을 문제삼는 야당은 경찰 특활비도 전액 삭감할 태세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검찰의 이 대표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 기소와 관련해 “정치보복이 아니라면 최소한, 특활비 수십억원을 흥청망청 증빙도 없이 마구잡이로 쓴 검사들부터 싸그리 기소하고,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죄를 엄정하게 물어야 형평성이 맞지 않냐”고 비판했다. 6번째 기소 관련, 이 대표에 대한 업무상 배임 혐의 적용 논리대로라면 증빙자료 제출이 불충분한 검찰의 특활비·특경비 또한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제대로 증빙을 못하는 검찰 특활비와 특경비는 전액 삭감하고 검찰개혁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 회의에서는 검찰 특활비·특경비에 대한 심사가 진행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사위가 전액 삭감 의견을 낸 특활비에 대해 “(정부) 원안 유지를 바란다. 이 부분은 국회 예산안 심의권을 존중하는 내에서 법원 판결 등 고려해 나름대로 심도 있게 검토했다”고 설명했고,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감액분을 증액해도 법사위에 넘어가서 다음에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보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가운데)이 20일 국회에서 예산안 등 조정소위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행정안전위 전체회의에선 야당 주도로 경찰청 특활비 31억6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집회·시위 관리를 위한 방송조명차와 안전 펜스 등 관련 예산 26억4000만원도 감액됐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기본경비 예산 1억700만원도 전액 삭감됐다. 민주당은 대신 ‘이재명표 예산’인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2조원 신규 반영하는 안건을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통행식 안건 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장에서 집단 퇴장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선 방송통신위의 인건비를 대폭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이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다.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정부안에 담긴 방통위 본부 총액 2억5000만원, 운영지원과 기본경비 3억원, 기획조정관 기본경비 6억8000만원 등을 삭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야당 몫 방통위 상임위원 2인에 대한 추천 절차를 재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