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남미 순방을 마친 가운데 대통령실은 본격적으로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1일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인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간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진행된 인사 검증 결과를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인적 쇄신이 이뤄질 시기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이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이 다음 달 2일이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달 초에서 늦어질 경우 1월까지 인적 쇄신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무위원 교체와 함께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고위급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실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각과 관련해 여당에서는 강한 변화와 쇄신 의지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특히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강력히 주장해온 친한(친한동훈)계에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각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회전문 인사 하지 말고 제대로 발굴해내시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인사는 곧 메시지다. 대국민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을 인사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되는 인사들과 결별하고, 국민이 인정할 만한 경제·정책 분야별 전문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원활한 국정을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개각이 필요하다는 여권 내 목소리도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와이프(아내) 포함해서 다 바꿔야 한다”며 “총리, 부총리, 특히 경제나 의료 관련 교육, 노동, 복지뿐 아니라 용산 비서실도 다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대통령이 원하는 4대 개혁을 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줄 아는 인물들로 개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경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반사이익만 생각하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상징성 있는 인사로 정부·여당이 변화의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중심으론 “참신함이 무조건 혁신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온다. 개각 인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여당 내 중진 의원들이 정부와 국회 사이를 잇는 소통 창구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을 이끌기 위해선 유능함이 필요하다”며 “국정과 국회를 모르는 사람이 하면 좌충우돌할 뿐이다. 지금은 실험할 단계가 아니라 결실을 낼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