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장수장관 포함 ‘중폭 개각’ 전망… 쇄신 수위 촉각

尹 순방 마치고 21일 귀국… 인사검증 보고 받을 듯

6선 주호영·5선 권영세·윤상현 등
여당 중진들 총리 후보 ‘하마평’
여가부 장관 전주혜·신영숙 거론
원희룡 대통령실 합류 전망 나와

친한 “회전문 인사 말고 발굴 필요”
초선도 “쓴소리 할 인물로 채워야”
친윤은 “좌충우돌 안돼” 안정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남미 순방을 마친 가운데 대통령실은 본격적으로 인적 쇄신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1일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인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간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진행된 인사 검증 결과를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눈높이 맞출까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뉴시스

인적 쇄신이 이뤄질 시기는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이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의 법정 시한이 다음 달 2일이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 달 초에서 늦어질 경우 1월까지 인적 쇄신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임기반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인사를 통해 쇄신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일각에선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개각에서 국무총리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윤석열정부의 첫 총리로 줄곧 자리를 지켜온 한덕수 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던 바 있다.

대통령실도 총리를 포함한 중폭 개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여권 안팎에서는 후임 총리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여당 중진 의원들이다.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5선 권영세·윤상현 의원, 4선 윤재옥 의원, 3선 추경호 의원 등이 거론된다. 원외 인사로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호남 출신 이정현 전 의원 등의 이름이 나온다.

장관 중에서는 임명된 지 2년 이상 된 ‘장수 장관’들이 개각 대상으로 꼽힌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해당한다. 행안부 장관 자리에는 경찰 출신인 윤재옥·이철규 의원이 거론되기도 한다.

9개월째 공석인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여가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전주혜 전 의원과 신영숙 전 차관 등이 언급된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국무위원 교체와 함께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고위급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실에 합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각과 관련해 여당에서는 강한 변화와 쇄신 의지를 반영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특히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강력히 주장해온 친한(친한동훈)계에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각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회전문 인사 하지 말고 제대로 발굴해내시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인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한계 인사는 통화에서 “인사는 곧 메시지다. 대국민 기자회견 이후 대통령의 변화된 모습을 인사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되는 인사들과 결별하고, 국민이 인정할 만한 경제·정책 분야별 전문가를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남은 절반의 임기 동안 원활한 국정을 위해서라도 전면적인 개각이 필요하다는 여권 내 목소리도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와이프(아내) 포함해서 다 바꿔야 한다”며 “총리, 부총리, 특히 경제나 의료 관련 교육, 노동, 복지뿐 아니라 용산 비서실도 다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파색이 옅은 한 초선 의원도 통화에서 “대통령이 원하는 4대 개혁을 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줄 아는 인물들로 개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경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반사이익만 생각하면 더 큰 위기가 올 것”이라며 “상징성 있는 인사로 정부·여당이 변화의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중심으론 “참신함이 무조건 혁신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온다. 개각 인사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여당 내 중진 의원들이 정부와 국회 사이를 잇는 소통 창구로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을 이끌기 위해선 유능함이 필요하다”며 “국정과 국회를 모르는 사람이 하면 좌충우돌할 뿐이다. 지금은 실험할 단계가 아니라 결실을 낼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