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옆에 끼고 프로포폴 불법 판매… 14억 넘게 번 ‘피부관리실’

2024년 6월까지 7개월간 417회 달해
조폭까지 상주… 檢, 의사 등 7명 구속

지난 6월19일 오전 11시24분, 서울 성동구 소재의 한 의원에 들어갔던 여성이 약 5시간 후 간호조무사의 부축을 받으며 나와 택시에 탑승한다. 다음 날 오전 9시42분에도 한 여성이 이 의원에 들어갔다가 오후 6시쯤 간호조무사의 부축을 받고 나오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검찰은 압수수색에 나섰고, 이 의원의 ‘피부관리실’ 냉장고에서 대량의 프로포폴과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를 발견했다.

 

김보성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에서 열린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적발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해당 의원은 1시간 투약 대금 100만원씩을 받고 수술용 전신마취에 사용하는 의료용 마약 프로포폴을 무제한으로 투약해 주는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이었다. 하루 최대 결제된 프로포폴 대금은 1860만원, 최대 투약 시간은 10시간24분에 달했다. 이 의원에선 또 다른 프로포폴 오·남용 의료기관 출신의 상담실장과 간호조무사들이 중독자들을 관리하고, 폭력조직 ‘당진식구파’ 조직원 김모(38)씨가 자금관리책으로 상주하는 등 조직적인 범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부장검사)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조해 이 의원을 적발하고, 의사 서모(64)씨를 포함한 의료 관계자 등 6명을 마약류관리법·보건범죄단속특별조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중앙지검)에서 열린 프로포폴 등 불법투약 전문 의료기관 적발 브리핑에 압수품 프로포폴 박스들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만에 총 417회에 걸쳐 약 14억6000만원 상당의 프로포폴 등을 불법 판매하거나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프로포폴 불법판매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투약하지 않은 260명의 명의로 총 8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처방한 것처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허위 보고한 혐의도 있다. 이 의원에서 프로포폴 등을 투약한 중독자 24명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독자 1명은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