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에 취해 운전하다 사망 사고 2심서 징역 20년→10년으로 감형 대법, ‘뺑소니 무죄’ 등 원심 확정
향정신성의약품에 취한 채로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가 징역 1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28)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0일 확정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 모씨가 2023년 8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신씨는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피부 미용시술을 빙자해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투약하고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행인을 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는 사고 직후 사고 현장을 이탈한 혐의도 받았다.
신씨는 사고 당시 피해자를 구조하지 않은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고, 수사과정에서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공분을 샀다. 이 사고로 뇌사에 빠졌던 피해자는 같은 해 11월 끝내 사망했다.
1심 법원은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뺑소니’(사고 후 미조치)와 도주치사 혐의가 무죄로 뒤바뀌며 징역 10년으로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신씨가 현장을 이탈했지만 휴대전화가 차 안에 있는 것을 잊고 그것을 찾으러 갔다 온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돌아와서 사고를 인정한 점 등을 볼 때 도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이런 판단이 맞는다고 보고 검사와 피고인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신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도 별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