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재학생 ‘남녀공학 전환’ 찬반투표 결과는?

동덕여대 학생총회서 1973명 투표…2명 빼고 “남녀공학 반대”
총학생회, 내일 처장단 면담서 총회 결과 전달키로
학교 측 “반대 의견 표명 어려운 상황…다른 구성원 목소리도 수렴”

동덕여자대학교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진행된 투표에서 기권 2표를 제외한 나머지 표가 반대표로 나왔다. 이번 투표는 재학생의 30% 가까운 학생들이 참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월곡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회칙상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학생총회를 소집해 투표를 진행하고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총회는 정족수 650여명을 넘긴 재학생 1941명이 참석하면서 개회했다. 재학생(6564명)의 약 30%가 이 자리에 나왔다. 총회는 휴학생 등을 제외하고 10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열 수 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자대학교 교내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뉴스1

총학생회는 의결 진행에 앞서 본 회의에서 결정되는 종합안을 가지고 내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처장단 면담에 참여해 학생이 원하는 바를 전달하고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선 학생들은 ‘동덕여대 공학 전환’ 안건을 표결했다. 총투표수 1973표 중 공학 전환 찬성 0표, 반대 1971표, 기권 2표로, 거의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동덕여대 총장직선제’ 안건도 투표에 부쳐졌다. 이 역시 총투표수 1933표 중 찬성 1932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오늘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안건들을 대학 본부에서 절대 좌시하면 안 될 것”이라며 “대학 본부가 똑같은 입장을 계속 내비치고 ‘알겠다’ 정도로는 안 된다”며 “(공학 전환을) ‘안 하겠다’ 한 마디면 된다”고 답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이날 총회와 관련해 “총학생회를 통해 결과를 받게 되면 학생들 의견을 충분히 참조하겠다”면서도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상황도 감안해 다양한 구성원의 목소리를 모두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학생들이 교내 운동장에서 학생총회를 열고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과 관련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동덕여대 홈페이지에는 학장단의 호소문과 교수 240명이 이름을 올린 호소문이 잇따라 올라왔다.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수업 거부 강요를 즉시 철회할 것, 더 이상의 학교 시설 점거와 훼손 행위를 중단할 것, 학내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 등을 호소했다.

 

총동문회 역시 동문회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지금의 문제를 서로 대화와 상대방 의사에 대한 경청으로 풀어나가기를 바라며 하루속히 정상화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