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폭’ 성남시의원 사퇴 거부…서현초 교장 “일어나선 안 되는 일 송구” [사건수첩]

시의회 ‘자녀 학폭’ 시의원 징계절차 착수…윤리위 회부
해당 의원, 의원직 사퇴 요구에 “더 신중하게 의정 활동”
서현초 교장 “일어나서는 안 되는 학교폭력 발생해 송구”

경기 성남시의회가 자녀의 학교폭력 연루로 논란을 불러온 무소속 A 의원을 20일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의원직 사퇴 요구를 받아온 A 의원은 시의회에서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 참석해 “더 신중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민주당협의회는 이 사안이 ‘품위 유지 의무’에 위반된다고 보고 지난달 말 징계요구안을 발의했다.

 

시의원 사퇴를 촉구하며 성남시의회 앞에 놓였던 근조화환들. 뉴스1

시의회 윤리특위는 A 의원 징계요구안이 회부됨에 따라 징계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외부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징계 여부 및 수위 등을 권고하면 윤리특위는 이를 참고해 결정하게 된다.

 

다만, 다음 달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정례회는 예산안 심의, 행정사무 감사, 일반 안건 심의 등으로 일정이 빡빡해 징계 여부가 신속하게 결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윤리특위는 제명, 출석정지, 공개사과, 경고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고 본회의 의결을 거쳐 징계가 확정된다.

 

성남시의회

A 의원은 이날 정례회 개회 전 신상 발언에서 “제가 잘못한 부분은 철저히 점검해 바로잡고,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학교폭력 근절과 처리 절차 개선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서현초등학교에서 일어난 학폭 사태는 지난 4~6월 학생 4명이 다른 학생 1명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을 가한 사건이다. A 의원의 자녀가 가해 학생에 포함됐는데 A 의원이 이 학교의 전직 학부모회장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교육 당국은 학폭위 심의를 열어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 사과와 학급교체 조치 등을 취했으나 지역사회에서 ‘가해 학생에 대한 징계가 가볍다’, ‘가해 학생 부모인 시의원은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한 서현초 B 교장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학교폭력이 발생해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서현초등학교

B 교장은 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행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어떤 책임감을 느꼈느냐’는 민주당 문승호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학교폭력 조사 과정에서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부모인 시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비롯한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피해 학생에 대한 분리 및 보호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는 “분리 조치와 관련해서는 사안을 접수했을 때 피해 학생의 보호자께서 너무 가혹하다는 등의 이유로 분리 조치는 희망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