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지연’ 의혹에 윤건영 “文은 절차 따박따박 지켜… 무슨 문제인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서 “윤석열 정부는 그냥 막 한 것”
북한 GP 부실 검증 의혹에도 “‘불능화 추정’이 왜 허위인가” 반박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의도 지연 의혹으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한 감사원을 겨냥해 “이게 무슨 문제라고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북한 최전방 감시초소(GP) 불능화 검증에서 지하시설 파괴 여부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를 두고는 “허위 발표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를 급하게 배치하면서 일반 환경영향평가가 아니라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보니 사드 부대가 배치된 면적이 일반 환경영향평가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하려면 미군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사드가 배치되고 나서 2년이나 시간을 끌었다”며 “윤석열 정부의 논리라면 주한미군을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종합편성채널 JTBC 보도를 언급하면서는 “사드 배치 지역에서 차로 30분 이동한 동네 주민을 주민대표로 선정해 환경영향평가를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절차를 따박따박 지켰고, 윤석열 정부는 그냥 막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JTBC는 20일 “성주 사드기지 환경영향평가를 놓고 국방부는 전임 정부가 미뤄왔던 것을 윤석열 정부 들어 속도를 내면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며 “그런데 국방부가 이 과정에서 지역 주민 대표가 참여해야 할 자리에 18㎞ 거리의 다른 지역 주민을 참여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정 전 실장 등 4명 수사를 대검찰청에 의뢰했다고 지난 18일 알렸다. 감사원은 사드 배치 의사 결정을 살펴보는 공익 감사 과정에서 정 전 실장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당시의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들의 직권남용 혐의 등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익 감사는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회 구성 지연, 전자파·저주파 소음 등 측정 결과에 대한 대국민 공개 기피, 관련 문서 파기 등의 방법으로 사드 기지 정상 운용을 지연시켰다는 것이 감사 청구 골자다.

 

경북 성주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뉴시스

 

윤 의원은 국방부의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를 근거로 한 유 의원실의 ‘문재인 정부의 북한 GP 부실 검증 발표 경위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허위 발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발표한 것”이라며 ‘불능화 추정’은 허위가 아니라고 받아쳤다. 지하시설이 완전히 파괴되지 않은 탓에 북한 GP가 2~3개월 만에 복원될 수 있었고, 지하시설까지 모두 파괴한 우리 측 GP는 2033년에야 복구가 가능하다고 유 의원은 강조한 터다.

 

윤 의원은 “검증 작전에 77명이 투입됐고 (북한이) 거짓말을 하려야 할 수가 없었다”며,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이 잘된 검증이라고 칭찬했고 심지어 유엔에서도 GP 철거 관련해 군비통제 우수사례로 선정됐다”고 부각했다. 이 대목에서 “북한의 경계 개념은 컨테이너 박스 주변에 참호가 여러 개 있고, 지하시설이라는 게 지하에 (뭐가) 있는 게 아닌 일종의 이동통로 같은 것”이라면서 “폭파시켰을 때 입구가 봉쇄됐으니 당연히 겉에서 볼 때는 불능화로 추정했고, 그걸 허위 발표라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도 그는 쏘아붙였다.

 

여당 논리라면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주한미군 사령관과 유엔을 상대로 감사를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윤 의원은 ‘사드도 그러면 주한미군을 감사해야 하는 건가’라는 취지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는 식으로 답했다. 현 정부의 전 정부 사업 감사가 23건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사원과 검찰이라는 저인망 쌍끌이 어선을 끌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는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