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의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연구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수사부(심형석 부장검사)는 국내 S사의 전직 수석연구원 A(57)씨를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3∼4월 S사의 디스플레이 제조 자동화 기술 관련 영업비밀 자료 17개를 무단으로 촬영한 뒤 같은 해 11월 자신이 이직한 중국 회사 임직원에게 일부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17개는 모두 디스플레이 자동화 공장의 운영체제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기술로, 이 중 2개는 유출될 경우 국가안보·경제발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핵심기술'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유출된 자료의 경제적 가치는 객관적으로 파악되는 부분만 합해도 약 2천412억원"이라며 "(중국 입장에서는) 최대 10년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A씨의 범행은 S사가 중국 법인을 중국 회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매각 업무를 담당한 A씨는 몰래 중국 회사 측과 이직을 협의했고, 그 과정에서 "정부와 S사가 기술 유출에 민감하다", "이직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신을 향한 수사 상황을 중국 회사에 공유하고, 변호사 비용까지 보전받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기술 유출 범죄는 국가안보와 국가경쟁력, 기업 생존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라며 "국가 경제를 위협하는 기술 유출 범죄를 뿌리뽑기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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