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인기 하락 원인 1위는 ‘낮은 임금’

2순위 ‘악성 민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무원 시험 응시자 감소 등 공직사회 인기가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 2016년 53대 1을 기록한 9급 경쟁률은 올해 21대 1까지 하락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낮은 임금’과 ‘악성 민원’ 때문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인사혁신처는 출범 10주년을 맞아 21일 한국인사행정학회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국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국민 3000명과 공무원 2만7000명 등 약 3만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국민과 공무원이 생각하는 공직사회'와 '인사처가 향후 집중해야 할 핵심 업무'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최근 공무원 채용 시험의 지원자가 감소한 주된 이유(중복 응답)에 대해 국민 62.9%와 공무원 88.3%는 모두 '민간에 비해 낮은 보수'를 1순위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2순위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국민 53.7%와 공무원 39.8%가 응답했다. 실제 지난 3월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김포시청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밖에 수직적인 조직문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 하락, 과중한 업무 부담 등도 20% 안팎의 이유로 집계됐다.

 

국민과 공무원은 공무원 사기 제고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보수 인상 등 처우 개선'을 꼽았다. 국민 53.5%, 공무원 87.9%가 답했다.

 

이어 조직문화 개선, 공정한 승진 및 성과에 기반한 보상, 근무 환경 및 복지 개선 등의 순이었다.

 

연원정 인사처장은 "인사처는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소통해 나가며 공직 사회의 길잡이로서 공직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 인기가 줄었다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일부 보직의 경우 구인난을 겪고 있다.

 

충청남도는 가축 방역·질병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직 공무원(7급) 모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광섭 충남도의원에 따르면 수의직 공무원은 2022년 30명 모집에 3명만 응시했다. 수의사의 연평균 소득은 8200만원인데, 수의직 공무원 7급의 1년 차 연봉은 3400만원 수준이다. 정 의원은 "수의사가 동물병원을 개업해서 돈을 벌지, 누가 공무원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연원정 인사혁신처장은 "연봉 3000만원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미흡하다"며 "청년 세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인사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과 중심 공무원 평가도 중요하다. 인사혁신처는 능력에 따라 선발·보상하는 공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공모직위 속진임용제를 도입했다.

 

과장급 이하의 경우 최저 연수를 충족하지 않아도 승진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 3년 이상 최상위 등급(S등급)을 받은 국가공무원에게 최대 50%의 추가 성과급을 지급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