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롯데콘서트홀 상주연주자 최하영 “동생과 첫 듀오 무대 기대되고 설레”

롯데콘서트홀 ‘2025 인 하우스 아티스트’ 선정…4월과 11월 특별한 기획 무대 선보여
“국내 관객들에게 첼로가 가진 무궁무진한 소리 들려줄 것”
요즘 고음악 매력에 풍덩…“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6곡) 녹음도 도전하고파”
“국내외 아티스트가 선망하는 무대에서 인 하우스 아티스트(상주 음악가)로 함께해 영광스러워요. 국내 관객들이 친숙한 곡들뿐 아니라 처음 접해보는 특별한 곡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첼로가 가진 무궁무진한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내년 롯데콘서트홀 상주 음악가로 뽑힌 첼리스트 최하영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롯데문화재단 제공

2022년 세계적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경연대회) 결선에서 콩쿠르 역사상 한 번도 연주된 적 없는 폴란드 작곡가 루토스와프스키(1913∼1994)의 첼로 협주곡을 선보이며 우승까지 거머쥔 첼리스트 최하영(26)이 내년 한 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마음껏 펼치는 기회를 갖게 됐다.

 

2025년 5회째를 맞는 롯데콘서트홀의 ‘인 하우스 아티스트’로 선정된 것이다. 롯데콘서트홀 인 하우스 아티스트는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겸비하고 자신만의 연주 철학과 개성을 추구하는 음악가가 다양한 시도로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기획 프로그램이다. 처음 시작된 2021년에는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음악감독 김민)와 에스메 콰르텟, 2022년 피아니스트 신창용과 첼리스트 문태국, 2023년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올해 첼리스트 한재민이 각각 뽑혔다. 

 

상주 음악가 바통을 이어 받게 된 최하영은 내년 4월 30일과 11월 26일 롯데콘서트홀 무대에 직접 기획한 두 차례 공연을 올린다.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최하영은 “4월 프로그램은 바로크 시대 음악부터 현대 음악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로 꾸미고, 11월엔 유럽에서 함께 활동하는 노르웨이 출신 요아힘 카르와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1843∼1907) 등의 곡을 들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유진 롯데문화재단 공연기획팀장은 최하영을 고른 이유로 “국내외에서 뛰어난 연주 실력을 보여주고 무대 매너도 큰 호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실험적이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무대를 준비할지 기대되는 연주자”라고 설명했다.

 

최하영은 내년 4월 롯데콘서트홀에서 동생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와 함께 국내 첫 듀오 무대를 갖는다. 해외에서 최하영(오른쪽)과 최송하가 연주하는 모습. 롯데문화재단 제공  

4월 공연에서는 바흐(1685∼1750)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준결선에서 연주했던 펜데레츠키(1933∼2020, 폴란드)의 지그프리드 팜을 위한 카프리치오 독주 등에 이어 동생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4)와 코다이(1882∼1967, 헝가리)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주, 모차르트(1756∼1791) 이중주를 연주한다. “동생과 오랫동안 같이 지냈고 호흡도 잘 맞아 듀오로 꼭 연주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국내에서 첫 듀오 무대라 기대되고 설렙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4년가량 함께 거주하다 최근 따로 살게 된 두 자매는 올 연말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먼저 한 무대에 선다.   

 

11월 연주회에선 최하영이 요아힘 카르와 호흡을 맞춰 드뷔시(1862∼1918, 프랑스)의 전주곡 제 1권 음유시인과 첼로 소나타, 알프레트 슈니트케(1934∼1998, 러시아)의 첼로 소나타, 레오시 야나체크(1854∼1928, 체코)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동화, 그리그의 첼로 소나타 a단조를 들려준다.    

 

내년 롯데콘서트홀 상주 음악가로 뽑힌 첼리스트 최하영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간담회 전 연주하는 모습. 롯데문화재단 제공

독일에서 태어난 최하영은 어머니가 클래식 음악 애호가여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음악을 접하고 7살 때 첼로를 시작했다. 언니(바이올린)까지 세 자매 모두 음악을 전공했다. 한국과 영국에서 각각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을 마친 후 16살 때 다시 독일로 갔다. 음악 명문 크론베르크 아카데미와 베를린 예술대학과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는 물론 스페인 마드리드 소피아 왕립음악원까지 다니는 등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끝없이 발전하고 싶어서 공부를 계속 할 것”이라며 “현대음악에도 관심이 많지만 최근 고음악에도 관심이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6개월 전 재미로 바로크 첼로와 거트현(양의 창자를 말려 꼬아 만든 현)이 있어서 연주해봤다가 거트현과 바로크활만이 할 수 있는 음색과 아티큘레이션(작은 단위로 세밀하게 표현하는 연주기법)의 매력에 빠져 악기를 공부하고 싶었어요. 바흐 (무만주 첼로 모음곡 6곡) 전곡 (녹음)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내년 롯데콘서트홀 상주 음악가로 뽑힌 첼리스트 최하영이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기자간담회 전 연주하는 모습. 롯데문화재단 제공

최하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이후 스위스 스트라디바리협회에서 빌려준 첼로를 쓰다 올 2월부터 해외 독지가로부터 받은 1707년산 과르네리 첼로를 쓰고 있다. “처음 연주할 때부터 ‘이건 내 목소리다’라고 생각될 만큼 따뜻한 울림부터 강한 소리까지 다양하게 표현되고 크기가 작아 제 체형과도 잘 맞았습니다.”

 

그는 콩쿠르 우승 후 달라진 점을 묻자 “가장 감사한 건 정말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과 음악을 실현할 수 있는 무대가 많이 생긴 것”이라며 “전 세계 음악가 동료들을 만나 많은 영감을 얻게 된 것도 좋다”고 말했다.